미디어펜은 유아교육, 유치원교육이 살아나야 나라가 산다는 취지에서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현재 전국 각지의 유치원에서 행해지는 3~5세 아이들을 위한 유아교육은 공교육이 아니라 정해져 있는 교과서가 따로 없다. 유치원 유아교육은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아이들의 창의력과 다양성을 기르기에 최적인 교육과정이다. 교사들의 열정과 관심, 학부모의 선택을 받기 위한 노력이 어우러져 아이들은 자라난다. 미디어펜은 향후 한달 간의 기획기사 연재를 통해 아이들과 교사들, 현장과 관련 통계에 초점을 맞추고, 교육부․지방교육청이 주도하는 유아교육의 맹점과 한계, 개선안을 도출해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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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미디어펜 기자 |
유치원 원장이 부자라는 선입견…교육철학에 대한 오해 [4]
[미디어펜=김규태기자] 본지는 앞서의 관련기사를 통해 ‘초중고 영유아 학생 수는 줄지만, 늘어나는 교육예산’, ‘인구절벽 아랑곳 않는 공립유치원 증설은 미래세대의 부담이 될 것’, ‘교육감 예산경쟁, 포퓰리즘 표 구걸을 유발하는 병설․단설 공립유치원 늘리기’ 등을 밝힌 바 있다.
기자가 이러한 세태를 취재하다 접하게 된 몇몇 공무원과 일부 국민들의 일반적인 의식이 있었다.
먼저 사립유치원의 오너이자 경영자인 원장은 부자라는 생각이다. ‘부자’라는 개념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세상은 부자와 빈자로 나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처럼 재산 없이 빚(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재산 기준으로 빚 6억 원을 지고 있었음)만 있더라도 사람들이 부자로 보지 않는 이도 있다.
“유치원 원장은 부자다”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자기 사리사욕 채우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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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자체 교육청이 운영․지원하는 공립유치원 병설 단설을 제외하고, 전국의 사립유치원은 모두 개인소유다. 온전히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이다.
사립유치원 원장들 모두 유치원 설립인가를 교육청으로부터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있다. 그 서류로 경비와 유지방법 1부, 경비의 지급 및 변제능력에 관한 서류 1부, 기본재산 증빙서류(토지대장, 토지등기부등본, 건물등기부등본, 유치원재산에관한각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 중 ‘경비와 유지방법’ 서류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기 본인은 00유치원을 설립 운영함에 있어 유치원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를 원비, 입학금 등 납입금으로 충당하고 부족되는 경비는 본인이 부담하여 유치원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20XX년 XX월 XX일
00유치원 설립자 0 0 0 (인)
00교육청교육장 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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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유치원 건물, 부지에 대한 재산을 갖고 있고 이를 영위할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사립유치원을 허가해주는 구조다.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사립유치원 소유자인 원장은 유치원을 운영할 수 없다.
기자가 광주, 대구, 대전, 부산 및 수도권 일대의 유치원 원장 및 교사들을 인터뷰했을 때, 일각의 손가락질에 대하여 몇몇은 이렇게 언급했다.
“유치원 원장이 부자라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가난한 사람이라 자인하는 격이다.”
“유치원을 30~40년 운영해서 돈을 번 사람은 없다. 유치원으로 돈을 번 사람은 유치원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이다. 유치원 운영을 통해 큰 돈을 벌어들인 사람은 없다. 원장들은 부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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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운영은 공교육이 아니며 자선사업은 더더욱 아니다. 사립유치원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일제시대 전부터 해서 110년 되었다. 공립유치원의 역사는 40년이다. 3~5세 영유아 교육이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세우고 이를 토대로 아이들을 키워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린 나이의 아이들에게 국가는 교육을 책임지지 못했고, 이를 사립유치원이 메꾸었다. 그 역사는 지난 110년 간 흘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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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은 ‘유아교육 공교육화’를 표방했으며 충북 김병우 교육감은 ‘유치원 무상급식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당선되었다. 제주 이석문 교육감은 ‘유치원 체험학습비 전면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되었다. 이들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교육감들이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에 추가하여 공립유치원 병설 단설 확충, 사립유치원 및 어린이집의 공영화 등 유아교육의 공교육화를 공약집에 포함시키면서 당선되었다. |
7~8년 전까지 유치원 운영에 따른 경제적 이득에 대한 정부의 규제나 간섭은 전무했다. 유치원 원장 대부분은 자신의 재산을 투자하여 유치원을 일구었고, 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본인의 교육철학을 투영했다.
기자가 접한 유치원 원장들은 자신들의 교육철학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증언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다. 외국의 경우, 교육과정의 기본 틀을 인정하면서 숲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유로이 운용한다.”
“현재의 한국 유치원 교육은 교육과정을 정해놓고, 교육과정의 다양성을 인정 않겠다는 것이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일을 맞다 틀리다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유치원이 공교육이 아니며, 따로 정해진 교과서가 없다는 것은 아이들의 다양성은 인정하고 각기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교육공무원들의 탁상공론에서 정해질 사안이 아니다.”
“아이들 사랑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떻게 잴 수 있을까.”
“나라가 크게 된 계기는, 전쟁 이후 베이비붐 시절 당시에 아이들을 많이 낳고 학부모가 그 아이들에게 교육을 많이 시켰음에 기인한다. 6.25전쟁 이후 사람들이 자식 교육에 투자를 안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아이들의 전인교육에 힘썼던 유일한 기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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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립유치원 원장들은 설립자 수고에 따른 수고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설립자 전입금을 회계상으로 따로 처리할 수 없다. 시설 개보수 비용도 유치원 원장, 소유자가 알아서 해야 한다. 정부 예산으로 신설하고 관리하여 ‘땅짚고 헤엄치기’인 공립유치원 운영에 비해, 사립유치원 운영은 민간이 알아서 해야 하는 영역이다.
‘공교육이 아닌’ 유치원 교육을 지난 110년간 지탱한 것은 사립유치원이었다. “지금까지 수고한 사립유치원 원장들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왜곡된 절름발이 손가락질’이다”라는 한 원장의 하소연이 기자의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의 다양성을 키워줘야 하며 각 유치원의 교육철학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입장에 대하여, 교육부 공무원들과 교육청의 장학관․장학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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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일 공개된 교육부의 2015년 2월 정보공시 자료에 의하면,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달랐다. 오히려 병설, 단설 등 공립유치원비가 오히려 사립유치원비 보다 23만원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어린이집,유치원 통합정보공시 사이트 메인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