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제조업 대부분 '불황' 전망…바이오·배터리만 호황 이어갈 듯
에너지 가격 불안정 장기화·중국발 수요 위축, 수출에 직격탄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국내 제조업 경기가 올해 말까지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이오·배터리 업종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제조업 경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값 불균형이 심화되고, 중국발 리오프닝 효과가 실종되는 등 대외 여건 악화가 수출 경기에 악영향을 주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제조업 불경기 전망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82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분기 BSI 전망치는 '84'로 지난 3분기 전망치 '91'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2분기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하락폭은 계속 커지는 추세다.

   
▲ 국내 제조업 경기가 올해 말까지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바이오·배터리 업종은 호황을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부산항만공사 홈페이지


수출과 내수기업으로 나눠서 산출한 부문별 BSI 전망치도 내수(90→84), 수출(94→83) 각각 전분기 대비 6p, 11p로 하락폭이 커졌다.

BSI는 현장에서 바라보는 경기 전망 지표로 쓰인다.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중국 경제와 IT경기 회복 지연 등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급등한 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과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고,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인상은 수출 회복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전망이 갈수록 악화되는 것은 수출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관세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수출은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코로나 이후의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상반기에 이어 현재까지도 실종되다시피 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석유 등 에너지 가격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제조업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내수 역시 한층 뛴 에너지 가격과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침체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 부문은 하반기에 기대했던 대(對)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침체를 지속하면서 경제 성장동력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내수 부문 역시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총수요를 크게 확장할 여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부분 제조업 분야가 부정적 전망을 받고 있지만 바이오·배터리 분야는 호황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돼 눈길을 끈다.

상의 조사에서 대부분 업종이 기준치(100) 이하로 집계돼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지만 제약(108)과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장비(104) 업종은 100을 넘어 순항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밖에 우리나라 수출 주력산업들의 4분기 전망은 모두 100을 넘기지 못했다. 조선(99), 화장품(97), 자동차(92), 반도체를 포함한 IT·가전(78), 철강(76), 정유·석유화학(73) 등 대부분 제조업 분야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며 수출 주도의 경기반등이 기대되고 있지만 중국경제의 하방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회복 흐름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8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3%대로 반등한데 더해 고금리에 따른 민간의 부채 부담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지연되면 수출과 내수 어느 것 하나도 하반기 경제 회복을 견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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