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코스피지수가 정유화학주가 동반 급락하면서 2010선마저 내줬다.
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1.67포인트(1.07%) 내린 2008.4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01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는 3.91포인트(0.19%) 내린 2026.25로 출발한 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에 낙폭을 키우면서 장 중 2005.2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7월 수출 부진 등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밝힌 7월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8로 2013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액이 466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줄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특히 국제유가 급락으로 화학·정유주가 동반 급락한 것이 코스피에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40달러(2.89%) 내린 배럴당 47.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7월 한 달 동안 약 21% 하락해 2008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3일 장에서 화학 업종이 3.31% 하락하면서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이날 기관은 106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 중 연기금의 순매도 규모가 1355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도 91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반면, 개인은 572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총 1064억원 순매수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화학 업종 외 의약품이 4.76% 급락했다. 운송장비(-2.72%), 증권(-1.98%), 철강·금속(-1.64%), 의료정밀(-1.63%), 보험(-1.24%) 등도 낙폭이 컸다. 통신(2.58%), 비금속광물(0.42%), 은행(0.35%), 음식료품(0.23%) 등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부진여파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소폭 내렸고, 현대차와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기아차도 2~3% 대로 밀려났다. 반면 한국전력은 3분기까지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5거래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며 시총 2위에 올라섰다. 삼성에스디에스와 SK텔레콤도 1~3% 상승했고, 제일모직과 삼성생명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정유화학주는 국제유가 하락소식에 동반 약세흐름을 나타냈다. 롯데케미칼이 13.6% 급락했고 S-Oil과 SK이노베이션, LG화학 등도 5~7% 동반 하락했다. 다만 정유화학주의 2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S-OIL과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 각각 6130억원과 98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LG화학은 563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대 실적이다. 롯데케미칼도 63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 해 2분기보다 무려 659% 급증한 것으로 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가하락은 지속돼왔기 때문에 이번 정유화학주 하락의 이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롯데 그룹의 경영권 분쟁으로 롯데케미칼이 급락했고 중국 7월 PMI가 좋지 않게 나온 점도 겹친 것 같다”며 “다음 주부터는 유가 시황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는 10.72포인트(1.48%) 내린 714.34로 마감했다.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해 한때 730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약세로 전환하며 변동성 심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620억원, 53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1169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출판매체복제, 운송, 일반전기전자, 통신서비스, 유통, 오락문화, 인터넷 등이 상승했고 화학, 제약, 의료정밀기기, 운송장비부품, 디지털컨텐츠, 제조, 음식료담배, 반도체, 섬유의류, 기계장비, 금융, IT H/W, 종이목재, 정보기기, IT종합, 통신장비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상위권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이오테크닉스가 1~5% 내렸고 씨젠은 11% 넘는 낙폭을 나타냈다. 반면 로엔이 4.1% 상승했고 다음카카오과 동서, 파라다이스 등은 소폭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4.1원 내린 1,165.9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