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화학 내재화·고유가 지속…불황 장기화 현실화
배터리 소재·고부가가치 소재 등 신사업 확대해 위기 돌파 의지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석유화학업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업황을 돌파하기 위해 범용 플라스틱 등 한계사업 정리와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황은 반등 목전에서 최근 발발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여파로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최근 1주일 간 유가가 6% 가까이 급등하며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는 전쟁이라는 변수가 추가되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조기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LG화학 대산사업장(공장) 전경./사진=LG화학 제공


이에 더해 중국발 리스크도 상존한다. 중국은 석유화학 업종 강화 전략을 펼치며 범용 제품의 내재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한 해외 수출을 늘리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로선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 수요 위축 현상을 겪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서도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중국 내 석유화학 수요가 소폭 반등하며 최악의 시기는 지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중동에서 시작된 유가 불안정이 계속되는 한 업황에 부정적 영향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 업계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사업군을 옮기는 작업에 한창이다.

LG화학은 범용 제품 사업을 한계 사업으로 보고, 미래 주력 사업으로 3대 신성장동력(친환경·배터리·글로벌 신약)을 집중 육성 중이다. 

최근에는 정보기술(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약 1조 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하는 등 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대신 최근 글로벌 1위 완성차 기업 토요타와 2조8600억 원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사업 축을 이동하고 있다.

SK케미칼은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친환경 플라스틱인 코폴리에스터의 증설을 추진 중이다. 

코폴리에스터는 열과 습기에 강해 화장품, 음식 포장 용기 등 다양한 생활용품과 전자제품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소재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연내 울산 코폴리에스터 공장에 5번째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동 중인 4개 라인에 추가되면 생산능력은 30% 가량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주요 투자자를 초대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CEO IR 데이'를 열었다.

롯데케미칼은 범용 제품이자 저수익에 머무른 사업군을 과감히 축소하고, 분리막, PE·PP, 태양광 EVA 등 고부가 소재로 생산 라인을 확대해 수익성 증대를 꾀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분리막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플렌(PP) 및 태양광 EVA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중국과 기술력의 격차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기존 한계 사업 정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중국 롯데케미칼자싱 공장의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모두 넘긴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범용 폴리에틸렌(PE) 등 전통적 석유화학 시장에서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라며 "최근 업황과 별개로 미래 전략 차원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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