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미분양 주택, 1월 대비 17.9% 감소
건설사들 분양 소극적…"내년 더 어려워"
금리 인상 등 부동산 시장 여전히 불투명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올해 하반기 들어 주택 미분양이 감소하는 추세다. 그럼에도 건설사들은 분양을 최대한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주택 미분양 감소 추세에도 건설사들이 분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25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인포가 국토교통부 미분양 주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전국 미분양 주택 6만1811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1월(7만5359가구)보다 17.9%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전국 미분양 주택은 6개월 연속 감소세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분양 경기가 되살아난 수도권은 미분양 주택이 지난 1월 1만2257가구에서 8월 7676가구로 37.3% 급감했다. 지난해 4월 분양에 나선 서울 '포레나 미아'는 선착순 분양 끝에 이달 완판에 성공했다. 인천 서구 '왕길역 금호어울림 에듀그린'도 분양 시작 5개월만인 지난달 미계약 물량을 털어냈다. 

수도권보다 더 심각한 지방마저도 미분양 가구수는 6만3102가구에서 5만4135가구로 14.2% 감소했다. 지난 8월 기준 1만799기구로 미분양 전국 1위의 대구에서는 오랫동안 미분양에 시달린 만촌 자이르네와 범어 자이가 완판의 기쁨을 맛봤다. 

부동산업계는 미분양 감소세에 대해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오른 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분양 당시에는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 외면받은 단지였지만 최근 분양가가 많이 오르고 집값도 오르면서 지금은 합리적 가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이 회복한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당장 국내 주요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대로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주담대 금리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분양가 상승에 대한 저항 및 피로감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분양한 트리우스 광명의 경우 1순위 청약에서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4.72대 1을 기록, 예상보다 저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용면적 84㎡ 기준 12억 원으로 서울 내 주요단지보다 비싼 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대출을 옥죄고 있는 것도 분양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섣불리 분양에 나서기에는 위험요소가 아직도 도사리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분양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장기간 고금리가 예상되면서 아무래도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은 더 소극적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그나마 수도권 분양 물량이 많은 대형건설사는 사정이 나을 것이다. 우리가 중점으로 삼고 있는 지방은 미분양이 줄었다고는 해도 아직도 분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미분양이 생기면 계속 회사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텐데 아예 분양 자체를 안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올해보다 내년을 더 어둡게 전망하기도 한다. 또 다른 중견사 관계자는 "올해도 겨우 1개 단지 분양에 그쳤다"며 "올해가 지난해와 다르고 내년이 올해와는 다를 것 같다. 내년에는 분양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