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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을 방문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6일 평양 소재 애육원을 방문해 어린이들의 인사를 받고 있다./사진=김대중평화센터 제공 |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정부가 이희호 여사의 방북 당일인 지난 5일 북측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는 서한을 보내려고 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홍용표 통일부장관 명의로 북 측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보내는 서한을 거절하면서 북 측이 “분개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당국의 공식적인 대화 제의 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북한이 이를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조차 없는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된 지 오래된 상황에서 하필 이 여사의 평양 도착 몇시간 전에 맞춰 정부가 북 측에 서한 전달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 대변인은 “8.15 이전에 시급한 이산가족상봉을 비롯해 남북 간 현안을 풀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많았고, 그 시점을 경원선 기공식 직후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 여사의 방북 당일 북 측에 대화 제의를 시도한 것과 관련해 이 여사의 방북을 개인 자격으로 한정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남북 당국 차원의 대화 재개를 시도함으로써 이 여사를 통해 전달하려는 정부의 메시지가 없다는 점을 미리 알려준 결과를 낳았다는 비판이다.
이 여사의 이번 방북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정은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남북한 당국 모두에 비판이 쏟아지는 차에 드러난 일이어서 정부가 더욱 뭇매를 맞는 형국이다.
정부는 “두 사안은 별개”라는 입장이지만, “북 측은 우리 정부가 이 여사의 방북 의미를 퇴색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보고 서한 수령 거부는 물론 부정적인 반응을 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 여사 방북 시점에 서한을 전달하려고 한 것이 전략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지만 정부는 당초 이 여사와 김 제1위원장의 면담 성사에 대한 기대가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 대변인은 이날 “이 여사의 방북 목적이 김 제1비서와의 면담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이 여사가 방북해서 김 제1비서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은 과도한 기대였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방북한) 기본적인 목적은 이미 충족됐고, 김 제1비서와의 면담 불발로 모든 성과가 없어졌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이 여사의 방북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