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 LFP 배터리 성능 저하 전망…"소비자 평가 쏟아질 듯"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겨울이 다가오면서 최근 중저가 전기차에 적용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성능의 본격적인 시험 무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겨울철 영하 이하 날씨가 잦아 추위에 약한 LFP배터리가 얼마나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격을 인하한 테슬라를 비롯해 LFP배터리를 탑재한 중저가 전기차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nca lfp배터리 비교표./자료=LG에너지솔루션 제공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 모델별 등록 대수에서 테슬라 모델Y는 2814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 모델은 지난 9월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차량 가격을 크게 낮춘 테슬라의 '가성비' 모델로, 출시 전부터 저렴한 가격 덕에 화제가 됐다. 모델Y는 9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국내 전기차 신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모델Y에 이어 현대기아차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은 LFP 배터리를 적용한 중저가 모델을 잇따라 준비 중이다.

LFP 배터리는 보다 고가인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저온에서 에너지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리도 해당되는 사항이나 LFP배터리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문제점이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 매커니즘으로 리튬이온이 이동하며 에너지를 발생시키는데, 이온의 확산과 이동 속도는 온도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온도가 낮아지면 리튬이온의 확장성이 저하돼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LFP배터리는 저온에서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이온 확장성이 더욱 줄어들어 리튬이온배터리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더 크게 떨어진다.

LFP배터리가 추운 날씨에서 얼마나 성능이 저하되는지에 대한 조사는 아직 정확히 조사된 바가 없다. 통상 영하 20도 안팎의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이론에 지나지 않는다. 새 휴대폰을 살 때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제품 정보의 배터리 사용 시간과 실제 사용  시간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일의 한 소비자는 -5~5°C에서 모델3 LFP의 완충 시 주행거리가 약 100km 감소한 330km 수준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행 빈도와 거리가 늘수록 LFP 배터리의 완충 시 주행 가능거리도 계속 줄어드는데, 이러한 LFP 배터리는 저온 시 성능 저하 폭도 더 커진다.

가장 큰 문제는 히터 작동이다. 외부의 추운 날씨에 맞서 차 내부를 데우기 위한 히터 작동은 예상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소진하게 돼 결과적으로 겨울철 LFP 배터리 효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이밖에 겨울철에는 충전 시간도 늘어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 중국 CATL이 LFP 배터리 신제품을 공개하는 행사 모습./사진=CATL 유튜브 캡처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LFP배터리 상용화를 준비하면서 저온에서도 잘 버티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내 3사 중 처음으로 LFP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SK온은 중국산 LFP배터리보다 저온 저항성이 높다.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는 영하 20도 안팎의 저온에서 주행거리가 50~70%로 급감하는데, SK온의 시제품은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올 겨울이 지나면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가격 메리트로 전기차 중 높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지만 겨울과 혹한기 체감 성능에 대한 평가가 나온 뒤에야 국내 시장에서 LFP배터리의 정확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철 소비자들의 LFP배터리 체감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전기차 시장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전기차들이 고가라는 인식이 강해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인기가 높다"며 "날씨 등 환경적 특성을 적용한 실사용 평가가 나오면 적어도 국내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