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관계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2030년에 북한은 핵 강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고, 한국이 경제력에서 북한보다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도 한국 주도의 통일을 실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따라서 남한의 통일 목표는 ‘남북연합’ 단계를 목표로 교류협력을 활성화해나가는 ‘작은 통일’부터 실현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5.24조치를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종연구소가 10년마다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는 ‘한국의 국가전략 2030 통일·외교·안보’ 포럼에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북한 급변사태 논의와 준비는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 북한의 핵능력을 강화시켜왔으며, 오히려 한국 주도의 통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기 위한 객관적인 조건들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가까운 미래에 남북통일이 ‘새벽처럼’ 찾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급진적 통일에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모든 형태의 대화와 교류에 소극적이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은 통일’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것에 대해 “남북교류가 이산가족 상봉이나 인도적 대북 지원, 소규모 경제협력 또는 이벤트성 사업에 국한되어선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무엇보다 남북 간 평화공존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를 위해 남한이 결코 북한 붕괴를 추구하고 있지 않다는 메시지를 일관성 있게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래야 북한도 대화에 나설 것이고, 대화와 교류가 확대되어야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세종연구소가 10년마다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는 ‘한국의 국가전략 2030 통일·외교·안보’ 포럼에서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북한 급변사태 논의와 준비는 북한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 북한의 핵능력을 강화시켜왔으며, 오히려 한국 주도의 통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사진=연합뉴스

분단 70년동안 남북한이 말 빼고 모든 게 달라진 점을 지적하는 그는 우선 북한의 ‘대남 의존도’를 키워나간 뒤 ‘남북대화의 제도화 단계’를 거쳐 ‘남북연합 단계’, ‘연방제 통일 단계’로 나아갈 것을 주장했다.

그는 “연방제라는 말이 북한이 주장해온 것이므로 편견이 있을 수 있지만 북한 주장에는 핵심 요소인 연방헌법과 연방사법재판소 등이 빠져서 ‘무늬만 연방제’이다. 미국과 독일이 하고 있는 연방제와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핵 폐기가 될 수 있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인 목표는 북한의 추가 핵개발 중단을 이끌어내는 정도일 것”이라며 “2030년까지 핵심 정책결정기구인 연합정상회의와 연합각료회의 운영, 남북공동시장 등이 가능한 남북연합 단계를 우선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를 위해 북한 경제의 대남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한데도 현실을 보면 북한 주민들은 ‘코리언 드림’보다 ‘차이나 드림’을 더 꿈꿀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최근 임금 인상 갈등을 겪고 있는 개성공단도 한때 북한 주민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중국에서 받는 월급이 더 많기 때문에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그동안 급격하게 줄어든 남북 간 상호방문 인원과 사회문화협력사업을 늘려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진정으로 ‘작은 통일’에서 ‘큰 통일’로 나아가기를 원한다면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남 측 이산가족상봉 신청자 전원의 북한 가족에 대한 생사확인 등을 조건으로 하는 5.24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