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광복 70주년을 맞아 단행되는 특별사면에 경제인은 소규모에 그쳤고, 정치인은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최종 대상자 6527명에 대한 사면안을 심의·의결했다.

관심을 모았던 재계 총수 중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만 포함됐다. 최 회장은 징역4년 형기의 3분의 2 이상을 복역한 상태로 대기업 총수 가운데 역대 최장 수감을 기록하며 900일 넘게 교도소 생활을 해온 점이 감안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나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은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는 “형 집행률이 부족하거나 현 정부 출범 이후의 비리사범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경제인 가운데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과 홍동옥 한화그룹 여천NCC 대표이사 등 건설, 소프트웨어 업계 등에서 14명이 포함됐다. 중소·영세 상공인 1158명도 이번에 특별사면과 복권 조치됐다.

정치인과 공직자는 사면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강력사범, 마약사범, 부패사범, 사회물의사범 등도 모두 배제됐다.

   
▲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최종 대상자 6527명에 대한 사면안을 심의·의결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으로 “이번 사면은 생계형 사면을 위주로 해 다수 서민과 영세업자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했다. 당면한 과제인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건설업계, 소프트웨어업계 등과 일부 기업인도 사면의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이 예고되면서 박 대통령이 경제살리기를 특별히 강조한 만큼 이번 사면에 경제인과 정치인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재계와 정치권에서도 경제활성화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기업 총수가 사면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공개 요구도 잇따랐다.

하지만 최종 사면 대상자를 볼 때 평소 박 대통령이 ‘사면관’으로 내세웠던 엄격한 기준과 원칙이 그대로 적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국민적 공감대에 맞춰서 제한적으로 행사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방침이 발표되자 “국민정서와 배치되는 특별사면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만약 사면이 감행되면 이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 남용이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나 최근 ‘롯데 경영권 분쟁’ 사태도 경제인에 대한 제한적인 사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나 구본상 전 부회장의 경우 이미 과거에 두 차례 사면을 받은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제외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광복 특별사면으로 형사범 6422명이 특별사면 또는 감형 및 복권됐다. 불우 수형자 105명도 특별사면·감형 조치를 받게 됐다.

또 이번 사면으로 모범수 588명이 가석방되고, 모범 소년원생 62명 임시퇴원 조치를 받았다. 서민 생계형 보호관찰 대상자 3650명도 보호관찰 임시해제 조치를 받았다.

아울러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건설 분야 입찰제한, 소프트웨어 업체 입찰제한 등 행정제재자 총 220만6924명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도 이뤄졌다.

행정 감면으로 총 2008개 건설업체의 영업정지와 입찰참가자격 제한도 해제됐다.

법무부는 이날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광복절 특별사면·가석방 대상자 명단을 발표했으며, 14일 00시를 기준으로 석방 등 사면 조치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