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부터 물류, 의료까지 협동로봇 영역 확장
내년 자동화셀 설비 도입해 생산능력 확장
류정훈 대표 “글로벌 시장 1위 목표, 혁신 성장 이어가겠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협동로봇은 사람의 동작에 혁신을 가미해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 일손 부족을 해결한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협동로봇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협동로봇이 적용되는 분야도 제조부터 물류, 의료까지 점차 넓어지고 있는데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 수행하고, 기존 인력은 더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현재 적용된 분야 외에도 새로운 곳에 협동로봇의 기술을 접목시켜 앞으로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혁신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협동로봇 시장에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 협동로봇 치킨 솔루션./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치킨·커피도 로봇이 만든다

지난 7일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을 찾았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커피를 뽑고 있는 협동로봇이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먹고 싶은 커피 메뉴를 선택하면 협동로봇이 컵을 뽑고 물을 채워 커피를 내려줬다. 이렇게 완성된 커피는 협동로봇이 부스 밖으로 건네줬고, 사람은 받아서 마시기만 하면 됐다. 커피 한 잔을 뽑는 데 걸리는 시간도 4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치킨을 튀기는 협동로봇도 볼 수 있었다. 사람이 닭에 반죽을 묻히고 이를 튀김 바스켓에 넣어두면 협동로봇이 튀겨준다. 시간이 지나면 로봇은 튀김기에서 치킨을 꺼내 포장할 수 있도록 옮겨준다. 뼈 있는 치킨을 튀기는 데 약 9분 30초, 순살 치킨은 6분 정도 소요됐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치킨이 튀겨지는 동안 사람은 다시 닭에 반죽을 묻히거나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며 “주문이 몰릴 때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으며, 튀기는 시간도 정확해 맛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두산로보틱스는 새로운 협동로봇 솔루션도 함께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신규 솔루션은 △단체급식 솔루션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 △레이저용접 솔루션 △빈피킹(Bin-picking) 솔루션이다.

단체급식 솔루션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서울시 한 중학교 급식실에 도입됐다. 4대의 협동로봇이 국·탕, 볶음, 튀김 등 대규모 조리작업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조리 시 발생하는 발암물질인 ‘조리흄’으로부터 작업자를 보호할 수 있으며,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급식 솔루션을 도입한 후 급식실 조리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조리원의 경우 주로 여성이기 때문에 무거운 식자재를 옮기거나 대량으로 조리할 때 협동로봇의 도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복강경 수술보조 솔루션은 협동로봇에 내시경 카메라를 탑재해 수술 집도를 돕는다. 기존에는 2~3명의 의사가 장시간 내시경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했는데 이를 로봇이 대신한다. 조이스틱으로 카메라를 조종할 수 있으며, 각도까지 조정이 가능하다.

   
▲ 협동로봇 레이저용접 솔루션./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레이저용접 솔루션은 협동로봇과 레이저를 결합한 것으로 용접 속도가 빠르고, 작업면이 매끄럽다는 게 장점이다. 빈피킹 솔루션은 박스 안에 섞여 쌓여있는 여러 부품 중에서 찾고자 하는 부품을 순차적으로 집어 지정된 장소로 옮기는 솔루션이다. 3D 비전 기술이 접목돼 협동로봇이 스스로 부품 위치와 모양뿐만 아니라 방향성, 기울어짐 정도까지 파악해 정확하게 집을 수 있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최근 용접 인력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레이저용접 솔루션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보다 월등하게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초보자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생산현장./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생산능력 확대로 로봇 수요 대응

각 솔루션을 살펴본 뒤에는 생산현장으로 이동했다. 생산현장에는 약 25명의 근로자가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자재 운반, 로봇 조립, 시운전 등 각자 맡은 업무에 한창이었다.

공장은 자재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항온·항습장치, 정전기 방지 장치도 가동하고 있었다. 자재는 하루에 생산할 물량에 맞춰 준비하고 있어 오불출을 예방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모듈을 생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개의 모듈에는 약 70여 번의 볼트 체결 작업이 필요해 근로자들은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두산로보틱스는 모듈을 생산할 때 4번의 테스트를 진행해 품질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었다. 

완제품이 생산되면 시운전을 진행하게 된다. 공장에는 10여 대의 로봇이 실제로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물건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하는 동작이나,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을 반복했다. 로봇 1대당 13시간의 시운전을 거치게 되고, 시운전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출하가 이뤄지게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수원공장에 자동화셀 설비를 구축해 생산능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자동화셀은 로봇과 사람이 함께 협동로봇을 만드는 설비다. 자동화셀이 도입되면 현재 약 1시간이 걸리는 모듈 생산시간이 약 37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자동화셀 9개를 내년 중으로 도입 완료해 생산 규모를 기존 2200대에서 4000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두산로보틱스 제공


◇협동로봇 시장 글로벌 1위 목표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도 이날 행사해 참석해 미래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류 대표는 “협동로봇은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있는데 잠재 시장 규모가 매우 크다”며 “아직 협동로봇의 시장 침투율은 2%에 불과해 시장이 이제 막 개화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협동로봇은 안전하고 가볍고 쉽게 사용 가능하며, 낮은 도입비용이 장점”이라며 “현재 시장 규모는 작지만 확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더욱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8년 만에 글로벌 시장점유율 4위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에 대해 류 대표는 “두산의 제조업 노하우가 협동로봇에도 반영되면서 성능과 내구성이 타사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제품 라인업도 13개로 최대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향후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류 대표는 “정확하게 시기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당연히 글로벌 1위에 목표”라며 “로봇이 활약할 수 있는 곳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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