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연구기관 모여 검증 자료 공개
불순물로 인해 특이 변화 나타난 것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국내 학계가 'LK-99'를 검증한 결과 상온 상압 초전도체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 국내 연구기관들이 LK-99가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는 전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사진=미국 에너지부


13일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는 'LK-99 검증 백서'를 공개하며 "원논문의 데이터와 국내외 재현실험연구 결과를 종합해 고려해 보면, LK-99가 상온 상압 초전도체라는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경희대·고려대·부산대·서울대·성균관대·포항공대·한양대 등의 연구기관 8곳이 모여 지난 8월 구성됐다. 지난 10월 말까지 LK-99 재현 실험을 진행하며 총 5차례 중간 브리핑을 진행했다. 

실험을 통해 지난 7월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된 LK-99 관련 논문 두 편 모두에서 제시된 저항과 자성 측정 데이터가 초전도체의 특징인 '저항 0'과 '마이스너 효과'(초전도체가 외부 자기장에 반발하는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LK-99에 대한 외국 연구사례를 살펴본 결과 초반 이론 논문에서 LK-99가 초전도에 유리한 특성을 가질 수 있음이 주장되긴 했지만, 이후 발표된 다수의 실험 논문에서 저항과 자화율 측정값이 초전도성을 보여주는 결과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재현 실험 연구에서도 저항 0 및 마이스너 효과를 보여주는 경우는 없으며, 대부분의 결과는 LK-99가 오히려 비저항 값이 매우 큰 부도체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국내 실험에서도 상온 또는 저온에서 초전도성을 보인 결과는 없었다"며 "일부 시료에서 섭씨 100도 근처에서 비저항 값이 급격히 변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불순물 상의 상전이에 의한 결과로 판단되며 외국 경우와 마찬가지로 불순물이 적은 시료의 경우 이러한 상전이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증위는 퀀텀에너지연구소의 LK-99 시료를 제공받아 교차 측정하고자 했으나, 연구소로부터 시료는 제공되지 않았고 지금까지 교차측정을 통한 검증은 이뤄지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검증위는 "LK-99는 과학관련 이슈가 사회적으로 큰 주목을 받으면서 대중의 과학적 이해를 높였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한 측면이 있지만 과학적 발견에 대한 주장과 이의 과학적 입증 사이의 간극에 대한 대중과 언론의 오해로 인해 사회적 논란과 파장이 불필요하게 증폭된 측면도 있다"며 과학적 발견에 대한 일차적인 증명 책임은 해당 연구자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검증위는 백서 발간으로 공식 활동을 종료했다. 다만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서 시료를 제공해 준다면 언제든지 학회 차원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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