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방산 수출 계약 체결액 전년 대비 25% 수준 감소
내년에는 사상 최대 수출액인 200억달러 이상 예상
폴란드 계약에 이어 중동·아프리카에서 성과 기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내년에도 수출 확대 전략에 심혈을 쏟을 전망이다. 정부도 내년 방산 수출액 200억 달러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폴란드와 남아있는 계약을 실행하고, 중동·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에서 수주에 성공한다면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 장갑차./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올해 수출액 130억~140억 달러…폴란드 계약 지연 영향

22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방산 수출 계약 체결액은 130억~1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던 지난해 173억 달러보다 약 19~25% 감소하는 수치다. 정부가 올해 수출액 목표로 내세웠던 2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방산 수출액 목표 달성에 실패한 이유는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방산업계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금융지원과 기술지원 문제 등으로 인해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6억 달러 규모의 K9 자주포 152문 수출 계약을 체결했지만  1차 계약 이후 남아있던 460문 중 일부만 계약에 성공하면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에는 폴란드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2%에 달했으나 올해는 32%로 줄었다.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이 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있었다. 수출 대상국이 지난해에는 4개국에서 올해는 12개국으로 늘어났으며, 수출 무기체계도 지난해 6개에서 올해 12개로 증가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에서 요구하는 금융지원 규모가 큰 데다가 수은법으로 인해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돼 있어 2차 계약이 늦어졌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폴란드 계약은 K9 자주포 도입이 시급한 만큼 먼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폴란드 국제 방산 전시회(MSPO)에 참가한 현대로템./사진=현대로템 제공


◇방산업계, 수출 다변화 전략…“내년엔 200억 달러 달성”

정부에서는 올해 달성하지 못한 방산 수출액 200억 달러를 내년에 다시 도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도 폴란드뿐 아니라 중동 권역과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우리나라가 수주를 노리고 있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등 방산수출 지원에 만전을 다할 계획이다.

국내 방산업체들도 내년에도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치면서 수주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를 앞세워 1조 원 규모의 루마니아 신형 자주포 도입사업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현재 독일, 튀르키예와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곧 사업자 발표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장갑차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의 2차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와의 1차 계약이 이후 남아있는 K2 전차 물량이 820대에 달한다. 워낙 규모가 크기 때문에 나눠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2차 계약에 성공한다면 3차·4차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집트와 FA-50, UAE와는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수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집트와 FA-50 3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데 협상 결과에 따라 최대 100대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 KAI는 이집트 수출에 성공한 뒤 이집트와 인접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은 중동에서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인해 유도무기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천궁-Ⅱ 등 유도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LIG넥스원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국내 방산업체들이 예상대로 수출 성과를 만들어낸다면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수출액 200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수출 지역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현지 방산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어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부에서도 내년 2월경 중동지역 한 국가와 대규모 무기체계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에서 정권 교체 이후로도 기존 계약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내년에는 폴란드를 중심으로 수출 성과가 기대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K-방산에 대한 위상이 높아진 만큼 수주 목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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