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세단 VS 스포츠 세단
[미디어펜=김태우기자]놀라운 성장을 거듭해 온 국내 산업분야들 중 IT‧전자 분야와 더불어 비약적인 성장을 한 분야가 자동차산업이다.
초반 수입차브랜드들의 라이선스 방식의 조립생산에서 시작했던 자동차산업은 현재 완제품 수출에 이르기까지 많은 노력을 통해 발전해 왔다.
초기 많은 기술제휴 등을 통해 조력자 역할을 해준 일본의 업체들이었다. 하지만 이젠 일정부분에선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왔고 동등선상에서 시장선점을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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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제네시스/현대자동차 |
그렇다면 실제 각자의 프리미엄 세단에선 얼마나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알아봤다.
국내 최고의 기술이 함축된 차량으로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를 꼽는다. 이 차는 현대차의 최신기술을 모두 모아 놨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고급 수입세단에 적용되는 기술들이 대거 장착돼 있다.
대표적인 기능들로 ▲주행조향보조시스템(LKAS) ▲어드밴스드스마트크루즈컨트롤(ASCC)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S) 등이 있다. 이 기능들은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 처음 국내에 선보이는 기술들이다.
LKAS는 운전자가 핸들을 조정하지 않아도 차량이 차선을 인식하고 알아서 방향을 잡아주는 장치이고 ASCC는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에 맞춰 주행을 하는 크루즈컨트롤기능에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고 정차시 차량을 정지시켜주는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앞 차량이 멈춰서면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알아서 차량이 정차한다. 또 AES는 돌발 상황에서 미처 운전자가 앞의 장애물을 피하지 못했을 경우 차량을 정지 시키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활용할 경우 자율주행차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의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이와 비교할 차량으로는 인피니티 Q70이다. 물론 오래기간 현대차에 조력자역할을 했고 일본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온 미쯔비시자동차와 비교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동급으로 비교할 만한 차량이 없다. 이에 2번째로 오래된 일본의 브랜드 닛산자동차의 고급브랜드인 인피니티를 선택했다.
제네시스와 동급에 속하는 Q70은 국내 판매가 5750만~6940만원이고 제네시스가 4650만~7167만원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모델이다. 안전‧편의사양 또한 비슷한 수준이다.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Q70에서도 자율주행의 간접경험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네시스에서 느껴지는 조용한 실내와 Q70의 정숙성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제네시스가 절대적 정숙이라면 Q70은 약간의 반항기가 묻어난다.
Q70은 운전자의 만의 재미를 위해 우렁찬 배기음을 내부에 전달되게 만들어논 반면 제네시스는 절대적 정숙성으로 언제나 조용한 실내소음을 유지한다. 각자 특색있어 보이는 부분이다.
변속기의 경우도 그렇다. 빠르지만 변속충격이 있는어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 Q70의 7단 자동변속기와 달리 제네시스의 경우 변속충격을 최소화한 8단 자동변속기가 제네시스의 품격을 말하는 듯하다.
순간적인 가속력 면에서는 제네시스가 잘 길들여진 경주마 같다면 Q70의 경우 거친 야생마와 같다. 그렇다고 제네시스가 힘이 부족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충분한 힘을 갖고 있지만 통제가 가능하도록 잘 조정된 면을 보여준다. 반면 Q70은 “길들여봐”라고 말하는 것 같다.
두 차의 다른 매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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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피니티 Q70/인피니티 코리아 |
전체적으로 두차량 모두 훌륭하지만 추구 하는 방향성이 다르게 느껴진다. 현대차 제네시스의 경우 편안한 대형 세단인 반면 Q70의 경우 스포티함을 살린 대형세단으로 만들어진 느낌이었다.
단편적인 예로 제네시스의 경우 체감속도와 실제속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Q70의 경우 속도를 인지 못하더라도 청각적인 효과로 고속주행임을 인지시켜주는 모습이었다.
외부 디자인의 경우 두 차 모두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곡선감을 살려 근육질 남성의 볼륨감을 연상케 하는 인피니티와 절제미를 살린 선으로 이루어진 제네시스의 중후한 묵직함은 우위를 가루기 힘들었다.
이런 차이는 내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둘다 중후함을 잘 살린 디자인으로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현대차의 역사가 닛산보다 약 30년가량 늦은 것을 감안했을 때 현재 호각을 다투는 모습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을 반증한다. 두 차량의 차이는 분명이 있고 현대차의 부족함 또한 일부 느낄 수 있지만 30년의 차이를 생각했을 때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호각을 다투는 기술들과 달리 각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의 차이가 성능의 차이로 인식되는 부분은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