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성동규 기자]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2030세대와 5060세대의 행보가 크게 엇갈렸다. 2030세대에서는 '패닉셀링(공황매도)'과 '패닉바잉(공황매수)'이 동시에 나타난 반면 5060세대 부동산을 사고파는 행위 모두 쉽게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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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김상문 기자 |
2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도인 현황(연령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에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 등)을 처분한 사람 중 2040세대는 전체의 16.37%를 차지했다. 지난해(13.91%)와 비교해 2.46%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매도인 중 506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50.08%에서 44.8%로 오히려 5.28% 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집합건물 매입 건수도 2040세대는 늘었고 5060세대는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중 2040세대는 전체 33.31%였다. 지난해 32.90%와 비교해 1.4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5060세대의 매수 비중이 지난해 전체 49.55% 올해 34.47%로 15.08%나 감소한 것과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고금리와 더불어 경기 불확실성에 다주택자가 많은 중장년층이 투자 목적의 아파트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아울러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전망이 우세하다 보니 하락장에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한 중장년층의 경우 보유 부동산을 굳이 빨리 처분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2040세대 움직임은 5060세대와 결이 완전히 다르다. 집값 상승기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나섰다가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 침체를 이기지 못하고 부동산을 팔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원자잿값 인상에 분양가가 치솟자 '오늘이 가장 싸다'는 인식이 생겨난 데다 4%대 고정금리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시행된 영향으로 2030세대 수요자들은 불안감을 견디지 못하고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읽힌다.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처하는 2040세대와 5060세대의 전략이 큰 차이를 보였다면서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내년부터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구입 자금에 대한 대출을 나서면서 2040세대의 부동산 매수세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의 부동산 가격을 수용할 만한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으나 시기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에 따라 2040세대의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며 "확연한 회복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5060세대는 부동산 시장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디어펜=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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