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소폭 상승…기관마다 80~100달러 의견 분분
수요 둔화·감산·중동정세 등 변수 많아 예측 어려워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올해 국제 유가는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수준으로 전망되지만 불확실성 증폭으로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가 하락을 예상하는 기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를 주 원인으로 꼽고 있으며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기관들은 감산 효과와 중동 정세 악화를 근거로 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투자은행(IB) 자료를 분석한 결과, EIA와 7개 IB가 제시한 올해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전망치 중간값은 배럴당 83달러다.

   
▲ 석유 시추 시설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기관 별로 전망치는 상이하며, 배럴당 80~100달러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80~100달러 선에서 횡보할 것으로 보는 데에는 의견이 비슷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유가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2023 석유컨퍼런스’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사우디·러시아 등 OPEC+의 유가 부양 의지와 미국·중국 등 글로벌 주요국 경기 침체에 따른 석유 수요 둔화 우려가 충돌하는 상황을 전제로 올해 두바이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3불로 제시했다.

유가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됐고,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거론되는 유가 상승 변수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도발, 향후 중동 정세 확전 여부,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원유 수요 규모, 달러화 약세에 따른 국제 원유 결제 부담 완화에 따른 투자 수요 증가 등이 있다.

하락 변수로는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 미국의 셰일 오일 등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주요 산유국 협의체) 외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 증가 등이 있다.

특히 OPEC+의 감산 방향과 자발적 감산 이행 정도, 중국 수요, 중동정세 확전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OPEC은 유가 상승을 점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발간한 월간 석유시장보고서(Monthly Oil Market Report)에서 올해 석유 시황이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점쳤다. 중국 경제 반등과 미국 경기 개선 등 세계 경제가 낙관적인 흐름을 보이며 세계 석유 수요 증가분이 비OPEC 공급 증가량을 초과하고 OPEC 감산은 지속되면서 타이트한 석유 수급이 유지될 것이란 설명이다. OPEC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감산 의지를 가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 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 다만 IEA 분석에 따르면 세계 주요 경제국의 GDP 성장률이 추세를 밑돌고 있어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인 110만 b/d에 그치는 등 경제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 정세는 유가 향방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현재 중동 정세는 어디로 향할지 섣부른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더해 이란, 후티 반군 등의 변수가 계속 추가되고 있고, 중동 확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중동 정세가 더 불안해지면 유가 상승은 물론 곡물가 인상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겪었던 여러 경제 지표 악화가 불가피하다.

한편, 국제유가 변동에 정유사들이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신사업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분기마다 널뛰기 실적으로 혼란을 겪는 모습이었다. 유가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제품군을 강화하고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가 전망은 확실치 않으며, 변수가 많아 예단하기 어렵다"며 "정유사들도 나름의 대비책을 세우고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