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카메라·기판 등 핵심 기술 기반 신사업 추진
4개 미래 산업 분야 핵심 기술과 친환경 기술 개발
[미국 라스베이거스=미디어펜 조우현]“삼성전기가 지난 50년의 세월 동안 TV나 PC,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전자부품을 개발해 살아왔는데, 향후 50년을 살아갈 수 있는 성장 엔진이 무엇일까요? 흔한 말로 낚시를 잘하는 사람은 고기가 많은 곳에 낚싯대를 던져야 되는데, 저희도 성장하는 시장에 부품을 연결하자는 생각입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현지시간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기가 미래(Mi-RAE) 프로젝트라는 것을 내부적으로 진행을 하는 이유”라며 이 같이 밝혔다.

   
▲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현지시간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삼성전기가 준비하는 미래’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조우현 기자


‘미래(Mi-RAE) 프로젝트’는 삼성전기의 주력 사업인 MLCC, 카메라모듈, 패키지기판을 전장(Mobility industry)·로봇(Robot)·AI/서버(AI/Server)·에너지(Energy) 등 미래 산업 구조에 활용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장 사장은 “이 4대 영역이 기존에 있는 산업 위에 새로운 전자 부품을 이끄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이를 성장 엔진으로 삼고, 삼성전기의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2~3년 안에 양산이 가능한 5가지 기술을 소개했다. 

   
▲ 삼성전기 Glass 기판 /사진=삼성전기 제공


그가 꼽은 첫 번째 기술은 ‘글라스(Glass) 기판’이다. 기판의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Core)를 플라스틱에서 유리 재질로 바꾼 글라스 기판은 온도에 따른 변형과 신호 특성 우수해 미세화·대면적화에 유리하다.

장 사장은 “글라스 기판은 서버 CPU용, AI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가 탑재되는 하이엔드 제품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세종사업장에 글라스 기판 시제품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2025년 시제품 생산,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전기 실리콘 캐패시터 /사진=삼성전기 제공


‘실리콘 캐패시터’도 중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서버와 AI 등 고성능 컴퓨팅에 필수인 ‘차세대 캐패시터’로 불리기도 한다. 장 사장은 “이르면 올해 안에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회사들이 실리콘 캐패시터를 사업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장 사장은 ‘전장’에 대해 언급하며 “부품 회사 입장에서 전장 분야는 신시장”이라고 말했다. 전장에는 MLCC, 고성능 패키지 기판, 카메라 모듈 등 삼성전기가 주력으로 하는 부품들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MLCC의 경우 가솔린 엔진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보다 전기자동차나, 자율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많다 보니 수량이 많아진다. 장 사장은 “MLCC 입장에서 굉장히 큰 시장”이라며 “반도체 기판 FCBGA나 카메라 모듈도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 삼성전기 전고체전지 /사진=삼성전기 제공


‘전고체 전지’ 사업도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규정했다. 장 사장은 “전자 부품회사가 무슨 에너지냐,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고체 전지는 MLCC와 비슷한 공정이 있다”며 “MLCC가 세라믹 고온 고체 산업용 기술을 갖고 있어 여러 종류의 전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삼성전기가 개발 중인 소형 전고체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형상 자유도가 높으며, 폭발위험이 적어 신체에 가까이 접촉하는 웨어러블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장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신뢰성 조건을 보증하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웨어러블 시장 진입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장 사장은 친환경 그린수소의 핵심 기술인 ‘SOEC(고체산화물 수전해)’ 역시 삼성전기의 주요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 삼성전기 SOEC Cell /사진=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가 개발 중인 SOEC는 MLCC의 원재료인 세라믹 기반으로 700℃이상의 고온에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로봇’ 시장 역시 미래 성장의 플랫폼이라고 봤다. 장 사장은 “로봇이 과거에는 기계라고 생각했지만, 미래의 휴먼 로이드는 전자부품 덩어리인데다 ‘액츄에이터(actuator)’가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츄에이트는 전기적 에너지를 가해 원하는 동작을 작동시키는 기구를 의미한다. 장 사장은 “(로봇에는) 반도체 기판, MLCC, 파워인덕터 등 삼성전기의 제품이 들어갈 수 있고, 카메라 모듈 역시 필요하다”며 “삼성전기가 갖고 있는 기술을 응용해 로봇용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장 사장은 “(해당 사업들이 성장하는데) 이르면 5년, 늦으면 10년 20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기술을 접목시켜 삼성전기가 잘할 수 있는 항목들을 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한해 동안 주춤했던 실적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한해였고, 올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브이자 커브로 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년보단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기가 얼만큼 성장할 지는 1, 2분기가 지나봐야 알 것”이라며 “작년보단 희망적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