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대표하는 동물 용은 12간지 중에서 유일하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생물이다. 올해 한국 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상징으로 다가온다. 2024년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는 승천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지만, 나쁜 선택을 할 경우 연초의 모든 희망은 한낱 가상의 꿈으로 흩어져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체를 조망해 보면 상‧하반기에 각각 거대한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다. 4월의 한국 총선과 11월의 미국 대선이다. 두 가지 정치 이벤트는 올해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확실한 불확실성(certain uncertainty)’이다. 어느 쪽으로 진행될지 아직은 감조차 잡을 수 없지만,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선거 전까지 매복돼 있던 문제들이 개표 결과와 함께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올 한 해의 경제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1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전쟁, 선거, 경제 경착륙 등 위험 요인이 많아 예상치 못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은 금융·건설·산업 등 분야별로 한국경제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올해 소비자들의 '의식있는' 소비에 패션뷰티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소비자가 본인의 가치 판단을 토대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방식을 뜻하는 '가치소비'는 친환경성, 지속가능성과 더불어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로 반등을 꾀하고 있는 업계에 수익성 창출을 위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본격적인 펜데믹 회복 기조가 시작되면서 패션 뷰티 업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 매출을 견인하던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이 주춤한데 반해 MZ 소비자들이 매출을 이끄는 스포츠와 아웃도어 카테고리가 주목을 받았다. 뷰티 업체들은 시장의 본격적인 리오프닝을 맞이하며 'K-뷰티' 인지도를 배경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고물가에 경제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도 다소 얼어붙었다. 또 코로나19 시기에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주요 패션뷰티 업체들은 기저효과 등으로 지난해 다소 영업이익이 하락해 실적 반등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서 가치소비가 강화돼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패션뷰티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다양한 친환경 브랜드를 개발, 론칭하고 신제품을 내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더라도 친환경 가치에 의의를 두고 소비를 하겠다고 밝힌 소비자들도 늘면서 가치 소비를 겨냥한 상품은 수익성 창출에서도 이점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4월 전국 20~60대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품 구입시 가격보다 친환경 여부가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90.7%(907명)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으며 특히 중 95.3%는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응답했다.
◆ 패션업계, '지속가능' 브랜드 경쟁력 강화…협업도 활발
패션업계에서는 올해의 키(key) 컬러로 지속가능성을 상징하는 블루와 그린이 꼽히는 등 다양성과 친환경성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경제 불확실성과 소비심리위축이 예상되는 2024년의 패션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컬러로 블루와 그린이 선정됐다. 불확실한 미래와 기후 위기 등 속에서 여유를 제공하고 지친 감각을 달래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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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
업계의 지속가능한 순환경제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도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섬유산업의 지속가능 순환경제(SCT) 포럼'을 출범시키며 제도개선, 순환생태계, 탄소중립, 에코디자인(DPP) 등 4개 분과의 위원장 및 분과위원 100여명으로 구성해 운영하는데 나섰다.
기후 변화 심화로 산업의 지속가능성과 순환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친환경 소재, 공정기술 확보가 글로벌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고 국내 업계 및 소비자 인식 강화와 국내 재생원료 수급애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업체들은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지난달 한국과 글로벌 공식 브랜드 사이트를 오픈했다.
기존 코오롱FnC 래코드는 온라인상에서 공식 온라인몰인 ‘코오롱몰’을 위주로 다양한 프로모션 및 상품 판매를 진행해왔다. 래코드는 지속 가능 패션을 집약한 공식 사이트를 신규 오픈해 해당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온라인상의 고객 경험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새롭게 선보이는 래코드 공식 사이트는 크게 ‘래코드(RE;CODE)’, ‘MOL’, ‘리테이블(RE;TABLE)’ 세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됐으며 상품 판매와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래코드’ 카테고리에서는 론칭 이후 진정성 있게 이어온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 스토리와 활동들을 살펴볼 수 있다. 또 의류를 해체하고 재조합해 제작한 래코드의 컬렉션도 소개한다.
업체들의 친환경 브랜드와의 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LF의 헤지스는 지난해 부산을 기반으로 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올리언스 스토어’와 협업한 리워크 컬렉션을 선보였다.
올리언스 스토어는 부산 해리단길에서 아메리칸 캐주얼을 컨셉으로 한 빈티지 편집샵에서 시작해 오리지널 밀리터리 원단과 폐원단, 폐자재를 활용한 독특한 자체 디자인의 리워크 제품으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브랜드다.
리워크 인 프로그레스라는 테마의 이번 컬렉션은 헤지스가 선보이는 첫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로 판매시기가 지난 재고 및 재판매를 할 수 없는 훼손 반품 제품들을 해체, 재해석한 친환경 성격의 컬렉션이다. 이번 컬렉션의 주된 구성은 아우터로 올리언스 스토어가 오랜 시간 수집해온 원단 중 일명 ‘깔깔이’라고 불리는 밀리터리 퀼팅 원단과 피셔맨 니트, 빈티지 부품 등을 엄선했다.
◆비건뷰티와 클린뷰티에 쏠리는 시선
뷰티업계는 컨셔스뷰티를 적용한 브랜드와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컨셔스뷰티란 기존 트렌드인 동물실험 배제(비건뷰티)와 유해 의심 성분 사용 지양(클린뷰티)에 지구 환경에 대한 의식이 더해진 윤리적 소비 개념이다. 화장품의 내용물부터 용기, 포장까지 친환경적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트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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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 어글리 러블리 더현대서울 팝업스토어./사진=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은 전국 지역 농가에서 자란 '못난이 농작물'을 원료로 사용하는 컨셔스 뷰티 브랜드 '어글리 러블리'를 론칭했다. 못난이 농작물은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조금 찌그러져 상품성은 떨어지나 맛과 영양 등은 그대로인 생산물을 말한다.
LG생활건강 어글리 러블리는 최근 판로 확대와 더불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개성 있는 생김새로 주목 받는 못난이 농작물과 부산물에서 추출한 성분을 업사이클링해 화장품 원료로 활용한 신제품 5종을 출시했다.
이들 신제품은 바른 뒤 씻어내는 제형의 워시오프 마스크팩 2종, 슬리핑팩 1종, 시트 마스크 2종 등으로 구성됐다. 모든 제품은 천연유래지수 90% 이상 성분을 담은 처방을 적용했고 한국 비건 인증원에서 비건 인증을 받았다.
대표 제품인 '피그 마스크'는 무농약으로 기른 전남 함평의 못난이 무화과 추출물과 식품 부산물인 호두 껍데기, 살구씨 등을 갈아 넣은 원료가 함유된 슈가 스크럽 제품이다. '유자 마스크'의 경우는 전남 고흥에서 무농약으로 재배한 못난이 유자 추출물 외에도 비타민C, 나이아신아마이드 등의 효능 성분을 함유했다.
LF의 컨템포러리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는 시그니처 선크림인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가 지난해 본격 ‘노마스크' 시대에 접어들며 전년 대비 매출(1~11월)이 12배 급증했다.
아떼는 올해 들어 △지구의 날 기념 멀티밤 △글레이즘(GLAZM) 메이크업 라인 △바이탈B 라인 △글레이즘 립밤 스틱 ‘캐치 키치’ 에디션 △핸드 매거진 에디션 △어센틱 립밤 ‘홀리데이 에디션’ 등 기초, 색조, 핸드크림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 진정성 있는 비건 뷰티 메시지를 알리기 위한 지구 보호 활동 전개 등을 앞세워 ‘컨템포러리 비건 뷰티 브랜드’의 선두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아떼의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는 SPF50+ PA++++의 우수한 자외선 차단 효과에 수분 에센스를 70% 함유해 스킨케어를 한 듯 산뜻하고 촉촉하게 발리는 제형으로 끈적임이 없어 선케어 다음 메이크업 단계에서도 들뜸 없이 화장을 밀착시켜준다. 석유화학계 유화제(PEG FREE) 성분이 없는 마일드 포뮬러 제품으로 프랑스 이브(EVE)사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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