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고체 개발로 中 추격 따돌리고 게임체인저 꿈꿔
토요타 가장 앞서…삼성SDI 맹추격, 2027년 양산 목표
[미디어펜=조성준 기자]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 지난해 3월 인터배터리2023 삼성SDI 부스에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 샘플.사진=조성준 기자


18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발간한 ASTI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지난 2020년 약 6160만달러에서 연평균 34.2%의 성장률을 보였다. 오는 2027년에는 약 4억8250만 달러까지 커질 전망이다. 

국내 전고체 배터리 시장 역시 같은 기간 약 292만 달러에서 약 3299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해 연평균 41%씩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성이 매우 낮아 안전성이 높다.

또한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 시간도 짧아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한 차원 진화한 배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SDI가 수년 전부터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도 관련 연구개발을 시작하며 추격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전고체 배터리 전담팀인 에이에스비(ASB) 사업화 추진팀을 새로 꾸렸다.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속 조직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팀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2027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진행 중인 경력 사원 모집에서도 채용공고에 '전고체 배터리 개발' 수행업무를 명시해 회사의 미래 지향점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SK온은 최근 CES2024에서 솔리드파워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SK온은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 연구원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솔리드파워의 핵심기술을 사들여 경쟁사들과의 기술격차를 단번에 좁힐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온은 협약에 따라 솔리드파워가 보유한 전고체 배터리 셀 설계 및 파일럿 라인 공정 관련 기술 전부를 연구 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솔리드파워는 SK온에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을 공급하고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 성민석 SK온 최고사업책임자(왼쪽)와 존 반 스코터 솔리드파워 최고경영자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SK온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시작으로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다른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 더욱 관심이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전고체 배터리에서 가장 앞섰다고 평가되는 일본 완성차 토요타는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양산에 거의 도달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 독일 완성차 폴크스바겐은 프랑스 배터리 기업인 블루 솔루션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협약을 수 개월 안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선점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저가형 배터리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해외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기술력을 보유하지 못해 만약 국내 업체들이 본격 상용화를 시작하면 중국과의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에너지 효율이 높고 안정성이 높다"면서 "실제 양산 시점이 돼야 명확한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앞으로 배터리 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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