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2030년까지 바이오연료 6조원 투자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통과…정부도 적극 지원 방침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유업계가 국제유가 리스크를 친환경 바이오 연료로 뛰어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고, 중동 정세가 갈수록 불안해지면서 신사업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진다.

최근 국회에서 친환경 연료를 정유업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정유사들의 관련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A380 여객기가 지속 가능한 항공유(SAF)로 이륙하는데에 성공했다.사진=에어버스 제공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바이오항공유(SAF)·수소첨가바이오디젤(HBD) 등 바이오 연료 사업에 2030년까지 약 6조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수소첨가바이오디젤(HBD)·바이오항공유(SAF) 투자액이 3조61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HBD는 수소를 바이오 디젤에 혼합한 연료로, 기존 디젤보다 품질이 우수하고 연속 생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생산단가가 낮아 경제성까지 갖추고 있다. 

SAF는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앞서나가는 친환경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보다 탄소 배출을 80% 줄일 수 있다.

EU·미국은 오는 2025년부터 유럽 내 공항에서 급유하는 항공기는 전체 연료의 최소 2%를 SAF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폐플라스틱, 폐윤활유 등 친환경 원료 투입 공정엔 2조4500억 원, 바이오디젤 생산에 39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친환경 연료 개발·생산에 적극 나섰다. 비교적 후발주자인 만큼 EU·미국의 기술을 따라잡는게 당면 과제로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펄크럼에 260억 원을 투자해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 원유 생산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인 SK에너지는 SK울산콤플렉스에 SAF 설비를 구축 중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대한항공과 총 6회의 SAF 실증운항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26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 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쓰오일은 폐식용유·동식물성 유지 등 폐기물 기반 바이오 원료를 기존 석유정제 공정에서 처리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에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를 지난해 12월 승인받았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1분기 중 충남 대산공장에서 차세대 바이오디젤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바이오 디젤 생산 시설을 향후 연산 50만 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계획이다. HVO는 폐식용유 등 식물성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이다.

한편, 지난 9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유사들이 친환경 연료 사업을 펼치는 제도적 여건은 마련된 상태다. 정유사들은 그동안 규제에 묶여 사업화가 쉽지 않았던 관련 법 통과를 반기고 있다. 

정부도 정유업계가 친환경 바이오 연료 사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탄소중립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민간 영역의 진출을 촉진하는 제도 정비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사업법이 구체화하면서 관련 사업을 촉진하는 장치로 작용하길 바란다"면서 "바이오 연료가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여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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