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아시아인을 겨냥할 발언을 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가 후폭풍을 맞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앵커 베이비'(anchor baby·원정출산)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부시 전 주지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미국 국적을 주는 제도를 놓고 “아시아인들이 조직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발언, 미국 내 아시아계를 자극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 밀집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마이크 혼다(민주) 연방 하원의원은 25일(현지시간) "부시 후보의 발언은 모든 이민자들에 대한 모욕이며 우리의 문화에서 설 곳이 없는 주장"이라는 내용을 담은 논평을 냈다.

이어 "미국은 다양한 문화와 배경 위에 건국됐다"며 "그 같은 편협한 발언은 미국 민주주의 근본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혼다 의원은 "미국 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나거나 귀화한 모든 사람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누구도 그 같은 권한이 약화되도록 할 수 없으며 실질적이고 포괄적인 이민개혁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미국 NBC 방송이 전한 트위터 내용에 따르면 ‘에린 퀼’은 "친척이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것을 싫어하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신해 이들의 등을 돌리게 한 부시 전 주지사에게 감사함을 표한다"고 비꼬았다.

'화난 아시아인'이라는 사용자는 "미국의 대선 주자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아시아계 미국인을 어떻게 희생양으로 삼는지를 보여준다"며 부시 전 주지사에게 실망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