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에 불거졌던 불화가 당사자들의 노력으로 해결 국면으로 넘어갔다. 이강인이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을 만나 사과했고, 손흥민은 사과를 받아들이며 팬들에게는 용서를 구했다.

이강인은 21일(이하 한국시간_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런던으로 손흥민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하며 많은 대화를 나눴고, 손흥민이 흔쾌히 받아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손)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며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거듭 머리를 조아렸다.

이후 손흥민도 자신의 SNS에 이강인을 만나 어깨동무를 하며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주고 팬들에게 너그럽게 용서해주자는 당부의 글을 올렸다.

   
▲ 손흥민이 런던으로 찾아온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팬들에게도 용서를 당부했다. /사진=손흥민 인스타그램


손흥민은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서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손흥민은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이강인에 대한 용서도 구했다.

다만 손흥민은 대표팀내 편가르기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고 부인했다.

한국은 지난 11일 끝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목표로 했던 우승을 이루지 못하고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탈락했다. 그런데 대회 후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의 몸싸움을 동반한 충돌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식사 자리를 이탈해 탁구 게임을 즐기던 후배들을 주장 손흥민이 질책하자 이강인이 반발했고, 몸싸움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도 입었다.

이후 선배이자 주장에게 대들며 '하극상'을 일으킨 이강인에 대해 집중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대표팀 내 선수들 간 파벌이나 편가르기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강인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4일 SNS에 반성과 사과를 하는 글을 올렸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이강인이 직접 손흥민을 찾아가 다시 한 번 사과를 하고, 손흥민은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팬들에게 비난 자제와 용서를 당부했다.

다음은 이강인과 손흥민의 SNS 게시글 전문.

[이강인 SNS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이강인입니다.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저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강인 올림.


[손흥민 SNS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