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빅데이터 기반 AI 고도화 작업 중
[미디어펜=김견희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 과정에 활용할 수 있는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기업에 특화된 데이터 기반을 통해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사진=픽사베이


2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과 자회사인 C&C신약연구소는 자체 AI 플랫폼인  '클로버(CLOVER) '와 '주얼리(JWELRY)'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후반부터 클로버와 주얼리를 도입했으며 이후 지금까지 플랫폼을 수정, 보완하면서 고도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회사를 과천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부터는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합, 적용해 신약 개발 전주기에 활용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클로버와 주얼리를 타기업의 특화 플랫폼과 연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며 "이처럼 확장성이 넓은 것이 자체 AI 플랫폼을 보유한 기업만이 지닌 경쟁력이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이 클로버와 주얼리를 활용해 개발한 후보물질 중 올해 임상시험 개시가 기대되는 약물로는 Wnt(윈트)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과 STAT3(스탯) 표적항암제 'JW2286' 두 가지가 있다. 두 후보물질은 5년 이상 전임상 단계를 거쳐 지난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신청(IND)을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AI 플랫폼을 통해 윈트와 스탯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면역질환·재생의학 분야의 신약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며 "올해도 AI와 연계한 스마트 랩 구축을 강화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HK이노엔은 지난 2019년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 'inno-SUN(이노썬)'을 구축하고 현재까지 가동 중이다. 이노썬은 신약 연구의 유효물질과 선도물질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각 단계에서 저분자 구조의 활성과 물성, 독성 등을 미리 예측하도록 개발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이노썬을 활용해 다수의 신규과제를 창출하고 후보물질 도출 연구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최근 주요 화합물 8억 종을 전처리한 '다비드(다윗)'을 적용한 AI시스템을 개발했다. 세계적으로 공개된 화합물질 오픈소스는 AI 신약개발을 위한 데이터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회사 자체 데이터를 구축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실제로 개발 AI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이 중에서도 최적화된 물질을 탐색하기까지 단 6개월만 걸렸다. 적어도 1~2년 이상은 걸릴 작업을 AI시스템을 통해 대폭 단축시킨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에게 무해하면서도 질병에 효과적인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찾아내려면, 화합물의 조합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적어도 1~2년 이상은 걸린다"며 "이러한 과정을 AI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자체 AI플랫폼을 구축하는 이유는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다. 통상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데 최소 10~15년이 걸리며 막대한 인력과 자본력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AI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최적화된 후보물질을 찾아 개발 기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체 AI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한미약품은 바이오텍 아이젠사이언스와 AI 기반 항암제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약물의 잠재적 표적, 작용 기전을 도출할 수 있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통해 14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GC셀은 AI 기업 루닛과 협업 중이다. 루닛이 개발 중인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를 활용해 유방암·위암 등 고형암 치료 후보물질 'AB-201'을 연구한다. 삼진제약도 최근 뇌 질환 영상 AI(인공지능)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시장 전망성이 밝은 탓에 AI 기반 신약 개발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서 AI를 적용해 시간과 비용이 비약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 등에 적용하면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2021년 4억1320만 달러였으며, 지난해는 6억980만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후 매년 45.7%씩 성장해 2027년에는 40억35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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