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주최 강연서 사업 철학과 성공 3단계 밝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성공은 성공하는 날까지, 끝까지 하는 겁니다. 사업가는 인원이나 규모에 상관 없이 가지고 있는 힘을 하나로 다 모을 줄 알아야 해요. 그리고 주변 사람이 모두 여러분을 도와줘야 합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올해 초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퓨처 리더스 캠프에서 성공의 비결로 이 같은 말을 꼽았다. 그러면서 서 회장은 성공의 3단계로 '죽을 듯 열과 성을 다하는 단계', '돈을 벌려고 하는 단계' 그리고 '함께 상생하는 단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여러분이 직원들을 먹여살린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직원들이 여러분을 먹여살리는 것이다"고 꼬집으면서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직원들의 결속력과 통솔력이 중요하다고도 피력했다. 직원이 좋아하는 회사를 만들면 저절로 좋은 회사가 된다는 뜻이다. 이는 곧 성공 3단계 중 마지막 단계인 함께 상생하는 단계와도 연결된다.

그는 바이오 산업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램시마(성분명 인플락시맙)'를 개발에 성공한 장본인이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가면역치료제 '레미케이드'다.  

서 회장은 정맥주사(IV) 제형인 램시마를 투약하기 편하도록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램시마SC'를 내놓으면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다시 한번 개척했다. 레미케이드를 만든 존슨앤존슨도 아직까지 SC형을 내놓지는 못했다. 

서 회장의 신념으로 키운 셀트리온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유럽 주요 5개국 기준 램시마와 램시마SC의 합산 점유율은 72%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램시마는 약 1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점유율을 확대 중인 램시마SC 제형은 3000억 원의 매출을 돌파했다. 이미 유럽에서 램시마SC는 레미케이드보다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개척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명)를 허가 받으면서 북미 시장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서 회장은 올해 상반기 북미 지역 의사들을 직접 만나며 짐펜트라 세일즈에 나선다. 내년까지 짐펜트라 연매출을 1조 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위해서다.

새로운 도전도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오는 2027년까지 다양한 모달리티의 신약 후보물질 10개 이상을 임상시험에 올리는 게 목표다. 또 2025년까지 기존 출시된 램시마·램시마SC·트룩시마·허쥬마·베그젤마·유플라이마를 포함한 11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허가를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신약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에 이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도 앞두고 있다. 

다양한 성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지난해에는 2조 클럽에 버젓이 이름을 올렸다. 램시마와 램시마SC를 비롯해 항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등의 유럽 시장 진출 시장이 확대되고 매출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이는 서 회장이 창립 21년만에 이룬 성과다. 사업가에게 필요한 자질로 강조한 통솔력과 끈기라는 그의 사업 철학과 신념이 바탕이 된 결과 아닐까.

한편 셀트리온은 2002년 서 회장을 비롯해 대우자동차 기획실 출신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다. 바이오를 전혀 모르던 이들은 2000년 넥솔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2년간 선진국을 돌아다니며 사업모델을 찾던 중 세계적인 생명공학 기업 제넨텍으로부터 동물세포 배양기술을 이전 받은 게 시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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