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체회의…'주택 전문가' 윤영준 vs '재무통' 전중선 맞대결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불리는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치열한 수주전 승자가 누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단지 내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내건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은 오는 23일 여의도 하나증권빌딩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일대 588가구를 최고 56층, 아파트 992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당초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예정이었으나 서울시가 정비계획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지난 21일 서울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안)을 고시하면서 23일 시공사 선정도 예정대로 진행하게 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놓고 맞붙는다.

양 사 모두 이번 수주전에 거는 각오가 남다르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수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 사장은 사업지를 둘러본 뒤 현장 임직원들에게 “초격차 랜드마크 건설이라는 목표 하에 현대건설만의 독보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내 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총력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또 “여의도 한양을 반드시 수주해 명실상부 여의도 최고의 랜드마크로 건설할 것”을 강조하며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과 소유주에게 제시한 개발이익을 극대화한 사업제안을 반드시 지키고 현대건설만의 하이퍼엔드 특화상품으로 거듭날 것”도 주문했다.

윤 대표의 현장 방문은 현대건설로서는 의미가 크다. 앞서 윤 대표는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20년 당시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렸던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조합원 지지를 얻기 위해 직접 조합원이 되는 등 수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번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직접 방문한 것도 경영진 차원에서 관심을 드러내는 한편 현대건설 주택사업에서 핵심적임 사업지임을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단지명을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로 제안했다. 글로벌 설계 디자인 그룹 SMDP 및 조경 디자인 그룹 SWA와 협업한다. 단지 주변 자연을 조경에 담아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 또한 이번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사 하이엔드 주거브랜드 ‘오티에르’를 내걸었다. 총 공사비 7020억 원, 전용면적 3.3㎡당 798만 원이라는 공사비를 제시했으며 총 사업비 1조 원을 책임 조달할 계획이다.

또 분양수입금을 소유주에 먼저 지급하고 사업비 대출을 은행에 상환 후 공사비를 받는 조건도 제안했다. 최근 공사비 갈등 및 공사 중단 이슈가 없도록 입찰 당시 제출한 사업제안서와 일치하는 도급계약서안을 날인해 제출함으로써 제안 내용과 계약서가 불일치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도 최소화했다.

지난달 새로 선임된 전중선 사장도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에 총력전을 선언했다. 전 사장은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성공이 곧 오티에르의 성공”이라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수주 경쟁 대상이 지난해 막판까지 정비사업 왕좌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였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라는 점도 흥미롭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초반부터 연이은 정비사업 수주로 독주 체제를 구축하며 치고 나갔으나, 현대건설이 막판 스퍼트로 기세를 올리면서 한 끗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지난해 누적 수주액은 현대건설이 4조6121억 원, 포스코이앤씨가 4조5988억 원으로 양 측 격차는 133억 원에 불과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 사업 등을 연이어 수주하며 실적 2조 원을 넘어섰다. 반면 현대건설은 지난 11일 총 공사비 6782억 원 규모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따내며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양 사 모두 이번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에 자존심을 내건 가운데 정비사업 왕좌를 둘러싼 전초전으로도 볼 수 있는 수주전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