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다빈 기자]러시아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벌어진 공연장 총격테러로 어수선한 가운데 미국은 이미 러시아 당국에 극단주의 세력의 모스크바 내 대형 테러 가능성을 사전 경고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 인근 공연장에서 벌어진 총격테러가 알려진 지 몇시간 만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취지로 언급했다고 23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왓슨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콘서트장을 포함해 대형 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리스트 공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러시아 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주의보를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는 '경고 의무'에 관한 정책에 따라 러시아 당국에도 이 정보를 공유했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다른 미 정부 당국자도 이날 로이터에 "우리는 러시아에 적절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주 러시아 미국 대사관은 성명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콘서트를 포함해 모스크바에서 대규모 모임을 대상으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고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미 대사관은 러시아 내 미국인들에게 공격이 48시간 내 발생할 수 있다며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백악관은 앞서 미 대사관이 언급한 '공격 계획'이 이번 테러와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해당 미 대사관의 경고에 관한 질문에 "이번 사건을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가 사전에 알았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반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달 초 미 대사관의 경고가 이번 테러 공격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이 같은 미국 정부의 '극단주의 테러' 경고에 대해 러시아의 친정부 인사들은 러시아인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한 협박이라며 일축해왔다.
NYT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사흘 전인 19일 미국 대사관의 대피 성명이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명백한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22일 벌어진 테러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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