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담화를 내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향해 납치 문제에 골몰하지 말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김 부부장이 지난 2월 담화에서 “핵·미사일 문제와 납치 문제를 조건으로 삼지 않으면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의 후속 발언이다. 이번에 김 부부장은 앞선 담화 내용을 거의 반복하면서도 좀 더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해 압박도 가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은 “최근에도 기시다 수상이 또 다른 경로를 통해 가능한 빠른시기에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전해왔다”면서 “일전에도 말했듯이 조일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가는데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실제적인 정치적 결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진심으로 일본이 두 나라 관계를 풀고,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 되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면 자국의 전반 이익에 부합되는 전략적 선택을 할 정치적 용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공정하고 평등한 자세에서 우리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이익을 존중한다면 우리의 자위력은 일본에 안보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람녀서 “자기가 원한다고 하여 결심했다고 하여 우리국가의 지도부를 만날 수 있고, 또 만나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수상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김여정 담화에 대해 북한이 수면 아래에서 일본과 비밀접촉을 하면서 수면 위에서 공개적으로 압박을 가하는 이중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치적 결단 등 공개압박 전략은 아직 실무접촉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자위적 핵보유와 납치자 해결 완료를 주장하는 북한과 핵보유 불인정 및 납치문제 미해결을 주장하는 북일 간의 입장차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북일 정상회담 관련 전략적으로 일본은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북한은 한국을 배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징검다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