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위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확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타업종에 비해 다소 권위적이고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금융권 이사회에서도 여풍이 불고 있다. 금융지주 이사회 내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난 데 이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나란히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 윤재원 신임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권선주 신임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사진=각 사 제공.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전날 임시 이사회에서 윤재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한금융이 여성 이사회 의장을 배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전성빈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2010년 신한지주에서 국내 금융권 최초로 여성 의장으로서 선임됐다. 

윤 의장은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로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KB금융도 지난 22일 이사회에서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 설립 이래 여성 의장이 선임된 것은 권 의장이 처음이다. 권 의장은 2013년 기업은행에서 국내 최초 여성 은행장에 올랐으며, 현재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3명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해 사외이사 7명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2.8%다”며 “이번 여성 이사회 의장 탄생은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 다양성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금융당국의 요구가 강화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관행’을 발표하며 이사회 구성 내 성별 다양성이 크게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최근 이사회 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높였다. 하나금융은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선임하며 기존 1명이던 여성 사외이사를 2명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에서 22.2%로 확대됐다.

우리금융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교 교수를 신규 선임함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었고, 비율은 16.7%에서 28.6%로 늘었다. 신한금융도 최근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를 선임 사외이사로 선임함에 따라 신한금융의 여성 사외이사는 기존 2명(22.2%)에서 3명(33.3%)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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