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집중투표 중요성 입증…이사회 운영 투명성 개선될 것"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JB금융지주가 28일 오전부터 제 11기 정기주주총회를 가진 가운데, 대척점에 있는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2명이나 선출됐다. 

얼라인은 "집중투표 제도의 중요성과 효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며 "외부 주주가 추천한 진정한 의미의 '독립이사'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이사회 투명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자축했다.

   
▲ JB금융지주가 28일 오전부터 제 11기 정기주주총회를 가진 가운데, 대척점에 있는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가 2명이나 선출됐다./사진=JB금융지주 제공


28일 얼라인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전북은행 본점에서 열린 JB금융의 주총에서 이희승 후보와 김기석 후보가 각자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당초 JB금융 이사회는 주총을 통해 기존 멤버 7명(유관우·이상복·정재식·김우진·박종일·이성엽·김지섭)을 재선임하는 한편, 얼라인이 제안한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와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변호사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하려 했다. 반면 얼라인은 이 후보 외 4명(이남우·김기석·백준승·김동환)의 후보를 추가 추천한 바 있다.

이날 주총 의안 3-1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한 투표는 집중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주주제안 김기석 사외이사 후보가 득표 1위, 얼라인이 추천한 이희승 사외이사 후보가 득표 2위로 각자 선임됐다. 그 외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이 추천한 이명상 변호사가 신임 사외이사로 선출됐다. 

기존 유관우·이상복·김우진·박종일·이성엽·김지섭(비상임이사)은 재선임된 반면, 정재식 사외이사는 선임되지 않으면서 임기만료를 맞이하게 됐다.

얼라인은 이 같은 결과에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이사는 "이번 주총 결과는 단순한 이사 선임을 넘는 의미를 가진다"며 "김기석 사외이사의 선임은 국내 금융지주 역사상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로 선임된 첫 사례"라고 전했다. 

국내 금융지주에서 주주추천제도로 주주들이 추천한 후보자가 이사회 추천을 거쳐 이사로 선임된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주주가 주총에 직접 안건을 상정하고, 표대결을 거쳐 주주제안 이사 후보자가 선임된 건 이번이 처음인 까닭이다.

얼라인 측은 "두 명의 이사만으로는 이사회 결의를 뒤집을 수는 없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이사들이 선임되면서 JB금융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신임 사외이사는 "JB금융 주주들이 보여준 신뢰에 힘입어,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거버넌스 및 주주 가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JB금융지주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 신임 사외이사는 "주주 제안과 회사 추천을 모두 받아 주주의 선택을 받은 것을 기반으로, 주주 가치 제고 회사의 건전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독립적으로 사외이사로서의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얼라인 측은 "이희승·김기석 사외이사 선임에 따라 JB금융 이사회에 우수한 전문성을 갖춘 독립적인 자본시장, 기업 거버넌스, 핀테크 전문가가 영입됐다"며 "최근의 밸류업 흐름에 맞춰 JB금융지주의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정책 개선 등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 노력과 핀다 건과 같은 상호주 문제의 재발 방지 등 거버넌스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집중투표제를 진행하지 않은 나머지 안건에서는 JB금융의 뜻대로 가결됐다. JB금융 및 금융권에 따르면 2호 안건인 '비상임이사'를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늘리려는 얼라인의 제안은 부결됐다.

또 4호 안건인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JB금융 측이 제안한 인사 4명(유관우·이상복·박종일·이성엽)이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얼라인 측 추천 인사 2명은 부결됐다. 

아울러 JB금융이 제안한 사외이사의 보수한도를 30억원에서 36억원으로 늘리는 안건도 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은 원안대로 가결됐으며, 현금배당은 주당 735원으로 가결됐다.

JB금융 관계자는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믿고 지지해준 주주님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도 JB금융지주는 모든 주주분들의 의견을 새겨듣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춰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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