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작년 10월 이후 최고…정제마진 15달러 돌파
작년 수익성 반토막 난 정유사들, 1분기 실적부터 만회 예상
[미디어펜=조성준 기자]정유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오르는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에 힘입어 지난해 실적 부진을 어느 정도 씻어낼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가 연장되고 국제 정세 불안에 따른 공급 불안 우려가 겹치면서 유가는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최근 83달러 대를 보이고 있다. 북해산 브랜트유도 배럴당 83달러 선을 오가며 상승세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 석유 시추 시설 모습./사진=한국석유공사 제공


최근 국제유가 오름세의 주 요인은 이라크가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감산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당분간 원유 수출량을 하루 330만 배럴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공급 불안 심리를 확산시킨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정제마진도 지난해 4분기 배럴당 평균 4.1달러에 머물다가 지난달 15.3달러까지 치솟으며 약 3배 이상 상승했다.

정제마진은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기 때문에 최근 흐름은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유가 하락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봐야 헀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부문 영업이익은 8109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감소했고, GS칼텍스는 영업이익 1조683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7% 급감했다. 에쓰오일(S-OIL)과 HD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각각 1조4186억 원, 61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77% 줄었다.

국제유가 상승은 정유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정유사들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대폭 늘어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여름으로 향할수록 정유 수요가 높아져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어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유가가 지나치게 높은 상태로 지속되면 정유사들의 원유 구입 비용도 증가해 정제마진을 다시 낮출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국제유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면서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상승이 지속된다고 좋은 것은 아니고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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