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또 준우승에 그친 '배구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의 거취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연경이 이끈 흥국생명은 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2023-2024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다. 1, 2차전에서도 풀세트까지 간 끝에 내리 졌던 흥국생명은 3연패를 당하며 현대건설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 챔피언결정전에서 현대건설에 패해 준우승한 흥국생명. 에이스 김연경(가운데)의 향후 거취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KOVO 공식 SNS


이로써 흥국생명은 두 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랐으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지난 2022-2023시즌에는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만나 먼저 2승을 거두고도 세 판을 내리 져 아쉽게 준우승을 한 바 있다.

흥국생명의 거듭된 우승 실패로 누구보다 속이 쓰린 선수가 에이스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의 역사와 함께 해온 간판 스타다. 신인이던 2005-2006년 통합우승의 주역이 되는 등 총 3차례 챔프전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하지만 오랜 해외에서의 활약을 끝내고 흥국생명으로 복귀한 뒤에는 준우승만 3번 하고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복귀 첫 해였던 2020-2021시즌에는 흥국생명이 챔프전에서 GS칼텍스에 패했다. 2021-2022시즌 중국에서 한 시즌 뛴 뒤 다시 복귀해서도 이번까지 2연속 준우승만 했다.

지난 시즌 아쉬운 준우승 후 김연경은 은퇴를 두고 고심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끈 뒤 국가대표는 은퇴를 했고, 30대 중반의 나이를 감안해 현역 유니폼을 벗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 또 우승에 실패한 김연경이 다시 은퇴와 현역 연장의 갈림길에 놓였다. /사진=흥국생명 배구단 SNS


고심 끝에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다시 한 번 우승의 영광을 누려보고 떠나겠다는 결심을 하고 이번 시즌을 뛰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과 치열한 정규리그 우승 다툼 끝에 2위를 했지만 김연경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정규리그 775득점으로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정관장과 치른 준플레이오프를 승리로 이끌며 흥국생명을 챔프전까지 올려놓았으나, 정상 문턱에서 또 좌절을 맛보고 말았다.

내년이면 만 37세가 되는 김연경은 현역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 서서 다시 선택을 해야 한다. 김연경은 이대로 코트를 떠날까, 아니면 마지막으로 흥국생명의 우승을 위해 한 번 더 도전을 할까. '배구여제'의 거취는 팬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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