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구조도 도입 앞두고 선제적 조치…내부통제 제도 개선 총력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조직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리스크 관리 능력이 결국 실적 및 이미지 관리에 필수적이라는 내부 분위기가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증권사들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조직개편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주주총회를 마친 뒤 책무구조도 마련을 서두르는 등 리스크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책무구조도란 임원들의 책무를 구조화한 것으로,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금융사 스스로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사전에 문서화한 것을 의미한다. 업무의 최종 책임자를 특정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내부통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책무구조도는 지난 2020년 라임·옵티머스 사태부터 최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투자자 피해배상까지 내부통제 부실 이슈가 연이어 터지면서 그 필요성이 부상했다. 

물론 정부가 제시한 책무구조도의 도입 시기는 아직 1년이상 남았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소비자 및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책무구조도 컨설팅에 착수하고, 올해 1월 준법경영부를 신설했다. 이달 중으로는 회계 및 법무법인의 자문을 통해 책무구조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시스템 구축과 파일럿 운영을 시작해 제도의 조기 정착과 내부통제 체계를 혁신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회사 전 본부 부서가 참여하는 ‘내부통제 제도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임원과 부서장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내부통제 제도 개선 프로젝트 추진을 시작했다. 

책무구조도 도입 시기가 2026년까지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중소형 증권사들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양증권은 주총 직후 이뤄진 조직개편에서 준법경영혁신부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내부통제위원회를 운영하며 전사적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진단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여기에 임원 책무구조도 제도의 운영 및 관리도 전담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도 성무용 신임 대표의 취임 이후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경영전략본부 산하에 미래혁신부를 신설했다. 신속한 조직 진단과 다양한 현안에 대한 대처, 시너지 창출 추진 등을 통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경영혁신을 추진해 회복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이 같은 리스크 관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내부통제에 대한 근본적 시스템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부통제 부실에 따른 문제가 또다시 발생할 경우 책임론에 따른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라면서 “증권사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 전반이 내부통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