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우주항공 주력사업 남기고 비주력사업 떼어내는 인적분할 추진
인적분할 통해 경영 효율성 제고…방산·우주항공 경쟁력 제고 기대
방산·우주항공 이끄는 김동관 부회장, 그룹 내 영향력 확대 전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적분할을 추진하면서 방산과 우주항공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과 우주항공에 역량을 더 모을 수 있게 되고,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등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재계 내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이 방산과 항공우주를 이끌어가는 김동관 부회장에게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사진=한화그룹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분할 추진을 검토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설 방침이다. 방산과 우주항공이 주력이었던 만큼 두 사업에 집중하고,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 등 다른 사업은 떼어내 신설회사에 주는 방식으로 인적분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5일에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인적분할 안전을 상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분할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다. 방산과 우주항공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만큼 두 사업의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방산과 우주항공에서는 일감을 두둑이 쌓으면서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를 보면 우주항공에서는 28조7878억 원, 방산에서는 27조8566억 원을 확보하고 있다. 두 사업을 합치면 56조6444억 원에 달하며, 7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또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은 방산과 우주항공사업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는데 인적분할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에서도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 특성을 고려한 인적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 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김동관 부회장의 행보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방산과 우주항공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사업들이 인적분할을 통해 경쟁력을 더 키우면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10’ 목표를 제시했으며, 육·해·공을 아우르는 방산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방산과 우주항공은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29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를 찾아 “한화의 우주를 향한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정한 시작”이라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김 부회장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5년 만에 경영 현장을 방문했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찾았다는 점과 김동관 부회장을 대동했다는 점에서 방산과 우주항공사업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인적분할 역시 김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적분할 여부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인적분할은 아직 확정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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