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종료 첫날, '미니 대선' 계양을 민심 각양각색
이재명 유세 방해에 피신 떠나…원희룡 '빈집' 유세 총력
계양을 발전 적임자 찾기 속 '도덕성' 공세 양날검 평가
[미디어펜=최인혁 기자]4·10총선이 목전으로 다가왔지만, ‘미니 대선’으로 평가받는 인천 계양을 선거구의 판세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차기 대권주자로 알려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백중지세로 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수의 여론조사가 진행됐지만 결과의 편차가 큰 탓에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여겨져 승부를 점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미디어펜이 사전투표가 종료된 첫날인 지난 7일, 계양을 선거구를 찾아 막판 민심을 확인했으나 이마저도 각양각색으로, 두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세 방해 시달린 이재명 피신 떠나…원희룡 '빈집' 공략 총력 

미디어펜이 찾은 계양을 선거구 유세 현장은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안정권 무소속 후보 측이 이 후보의 유세 일정을 쫓아다니며 훼방을 놓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4월 7일 계양산시장에서 선거 유세 후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사진=미디어펜


안 후보는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2년 계양을 재보궐선거 당시에도 이 후보 지지자 행세를 하며, 유권자들에게 욕설과 위협을 가하는 등 선거운동을 방해한 바 있다. 

안 후보의 훼방으로 이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조차 제대로 공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안 후보의 방해를 차단하기 위해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한 탓에 대권주자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유세 현장은 지지자보다 경호 인력이 더 많아 보였다. 

또 안 후보 측이 유세차량을 동원해 이른바 ‘형수 욕설’ 녹취록을 지속 재생함으로써 이 후보는 연설조차 하지 못한 채 자리를 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후보 측은 지속되는 훼방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였다. 이 후보는 당초 이날 계양을에서 집중유세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의 방해로 일정을 수도권 지원유세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이 후보가 사실상 본인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이 불가능해지자, 지원유세로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이다. 

   
▲ 안정권 무소속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측이 4월 7일 유세 차량을 이용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같은 날 원 후보는 디펜딩 챔피언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계양을 선거구를 터전처럼 누볐다. 원 후보는 계양 서부간선수로 벚꽃 축제에 참석해 본인이 계양 발전의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 원 후보의 후원회장인 이천수 전 국가대표와, 배우 노주현 씨가 지원유세에 함께하며 주인 떠난 계양을 선거구의 ‘빈집’ 공략에 집중했다.

원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는 이 후보가 사법리스크 등으로 지역 활동에 소홀했다는 점 등이 자주 언급되며, 이 후보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조성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안 후보 측의 훼방으로 이 대표의 ‘도덕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계양을 발전 적임자 찾기 속 이재명 '도덕성' 지적 양날검 평가…'동정 표' 여론도

미디어펜이 만난 계양을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계양 발전을 이끌 적임자에게 투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발전을 이끌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한 평가는 상이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증명된 행정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들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보여주었던 지역사랑상품권, 계곡 내 불법 설치물 철거 등 추진력에 호응했다. 

계산1동에서 만난 40대 여성 박 모씨는 “이 후보는 이미 지방에서 행정을 해봤던 경험이 있고, 이미 실력이 입증된 사람”이라며 “더 큰일을 하도록 계양이 (이 후보를) 대통령으로까지 키워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민생을 위해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원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도덕성과 여당 소속 후보라는 점에서 강점을 보였다. 

   
▲ 원희룡 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4월 7일 계양 서부간선수로 벚꽃 축제에 참여해 집중 유세를 펼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50대 남성 지 모씨는 “계양이 땅이 넓다. 국회의원이 지역개발부터 해야 할 일 많이 있다”면서 “아무래도 국토부장관 출신이니 계양발전을 이끌 적임자 아니겠느냐”면서 “재판 받느라 시간을 다쓰고 있는 사람보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세 현장을 뒤덮은 ‘도덕성’ 지적은 이 후보와 원 후보 모두에게 양날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후보에게는 ‘동정 표’가 원 후보에게는 지나치게 ‘네거티브’를 이용한다는 비판적 시선이 나타나고 있는 영향이다.

계양산시장에서 만난 50대 남성 김 모씨는 “원칙대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하는데, 네거티브에 집중하는 것이 솔직히 보기 좋지 않다. 피로감이 강하게 느껴진다”며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기보다 상대를 비방하고 비난하는 사람에게는 정이 안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유세를 방해받는 이 후보에게 측은한 감정을 보였다. 

반면 이 후보의 도덕성 지적에 일부 유권자들은 국민을 대표할 공직자로 결격 사유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계양산에서 만난 60대 여성 이 모씨는 “공직자는 윤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 후보) 주변에 사람이 여럿 죽었는데 모르는척하지 않았느냐”며 “그런 분이 정치를 한다는 것은 무리다. 기본이 먼저고 사람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이 후보가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임학역 인근에서 만난 50대 남성 이 모씨는 “이 지역 민심은 민주당이 강하지만 이번에는 좀 바뀌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 후보가) 죄가 있던지 없던지 본인이 재판을 하면서 측근이 여럿 죽었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 후보를 지지했으나, 도덕성과 사법리스크를 이유로 지지를 철회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