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톤당 110달러대 진입…철강업계, 원가 부담 ↑
중국산 수입재 유입·환율 상승 등 악재 겹쳐
원가 상승 장기화 시 수익성 확보 쉽지 않을 전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근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강 시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원가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수요 회복이 정체되면서 철강업체들의 원가 상승 반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지속적인 저가 수입재 유입,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원가가 지속 상승할 경우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제공


◆철광석 가격, 한 달 새 10% 상승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16일 기준 톤당 110.4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전 톤당 100.2달러에서 10.2달러(10.2%) 상승했다. 이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톤당 100달러대를 밑돌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톤당 11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이유로는 중국의 철광석 수요 증가가 꼽힌다. 중국 내에서는 철강재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이 철광석을 비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이는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업계 내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앞으로도 상승세를 탈지 일시적인 상승에 그칠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하지만 장기간 가격 상승 시에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원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철강 시황이 부진까지 겹치면서 제품 가격 인상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상 철광석 각격이 오르게 되면 철강업체들은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친다. 

그러나 철강 시황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제품 가격을 올리기 쉽지 않다.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원가만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철강업체들의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 시황이 좋을 때에는 원가 상승을 이유로 한 제품 가격 인상도 어렵지 않다”면서도 “최근 시황을 보면 인상을 하더라도 반발이 심한 데다가 판매가 더 줄어들 수 있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수입재 유입·환율 상승도 부담

여전히 저가 중국산 수입재가 국내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점 역시 철강업체들이 원가 상승에도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수입재는 228만2000톤이다. 전년 동기 236만9000톤에 비해 8만7000톤(3.7%) 감소했지만 2022년 1분기 135만1000톤에 비해서는 101만8000톤(75.4%)이 늘어난 수치다. 또 국내 철강 시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의 물량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산 수입재는 국산 제품보다 가격이 10~20% 수준 저렴하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값싼 중국산 수입재로 판매가 몰릴 수 있다. 

환율 상승도 원가 부담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00원을 찍고, 현재 1380원대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은 물론 제철용 원료탄 역시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만큼 환율이 오를 경우 원가 부담이 더 커진다.

시황 부진에 수입재 유입, 환율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철광석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철강업체들의 2분기에도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판매가 부진하면서 시장 내에서는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가가 지속적으로 오를 경우 철강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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