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정책‧산업구조적 리스크 대비해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올해 1분기 한국의 미국 수출액이 21년 만에 중국 수출액을 앞질렀다. 대미 수출은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우리나라 총수출 및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미 무역흑자로 미국의 무역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통상정책적‧산업구조적 리스크에 주목하며 에너지‧농축산물 등에서 미국으로의 수입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BOK 이슈노트-우리나라의 對(대)미국 수출구조 변화 평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우리나라 수출의 대중 의존도는 빠르게 하락한 반면 대미국 수출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대미 수출액은 310억 달러로 2003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대중 수출액(309억 달러)을 앞질렀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도 역대 최고 수준인 444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대중 무역적자(180억 원)을 완충하는 역할도 했다.

대미 수출 호조는 미국의 견조한 소비 수요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산업정책 변화에 따른 투자확대에 우리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탄탄한 소비와 투자 확대에 한국 기업들이 기민하게 대응한 결과로 평가됐다.

2020년 이후 대미국 수출의 구조적 특징으로는 미국 소비·투자간 연계성 강화와 신성장 산업 중심의 중간재 비중과 다양성 확대 등이 꼽힌다. 특히 첨단제품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대미 수출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간 30%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향후 미국경제는 내수가 호조를 지속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대미 수출도 당분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날 전망이다. 미국의 경조한 소비와 투자는 우리나라 대미 직접수출뿐 아니라 대중국‧아세안을 통한 간접 수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는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 기업들의 대미국 진출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분야에 집중돼 있어 이들 분야에서 국내투자 둔화 및 인재유출 리스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대규모의 대미 무역흑자로 미국의 무역제재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과거 미국은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거나 자국산업보호에 대한 여론이 고조될 때 각종 무역제재를 강화한 사례가 있다. 2017~2018년 중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FTA 재협상 추자니, 세이프가드 등을 시행했다.

이에 따라 최근 양호한 대미 수출실적에 안심하기보다는 정부와 기업은 통상적책적‧산업구조적 리스크에 주목하며 이에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농축산물 등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다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기술혁신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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