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위기감, 금리 인하 시점 지연 등 변수 다양
공급 감소 효과, 채굴자 보유 물량 하락 등 상승요인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지난 주말 가상자산 대표주자격인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실행됐다. 늘상 반감기를 거치고 나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했던 만큼 투자자들은 이번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 지난 주말 가상자산 대표주자격인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실행되면서 향후 가격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전 9시 9분께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가 완료됐다. 반감기란 약 4년에 한 번씩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급등하는 구조다. 익명의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한 내용이다.

이번 반감기가 완료되면서 비트코인 공급량은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게 됐다. 

늘상 반감기 이후 가격이 급등했던 만큼 이번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어떤 흐름을 보일지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12년 첫 반감기 당시 12.40달러였던 비트코인은 1년 뒤 무려 8782% 뛴 1101.4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어 두 번째 반감기(2016년) 이후 1년 동안은 285%, 세 번째 반감기(2020년) 이후 동 기간 561%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중동발 위기감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 등 악재들이 산재해 있다. 비트코인은 주식과 마찬가지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탓에 지정학적 불안 등에 크게 출렁이는 경향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 변동폭이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2100만개로 총공급량이 정해진 비트코인 중 93% (1960만개)가 이미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 이날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전 7시 기준 6만4703달러에 거래됐다. 전날과 비교해 0.06%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 역시 전날 대비 0.23% 내린 3145달러에 거래 중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땐 이번 반감기 이후에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많아졌고, 미국과 홍콩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수요가 급증해서다.

반감기 이튿날인 지난 21일 가상화폐 시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3시 4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52% 상승한 6만514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은 “반감기로 인한 채굴자 보상 감소는 비트코인 공급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하루 또는 일주일 안에는 큰 영향이 없더라도 6개월에 걸쳐 비트코인 강세가 증폭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현재 주요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 물량과 채굴자 보유 물량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반감기 이후 수요가 다시 몰린다면 공급 충격으로 인해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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