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편승, 임원진 책임경영 강화 목적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임원진들이 기업 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최근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가 추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편승하는 동시에, 경영진이 주주가치 제고 및 책임경영 강화 등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 회장과 임원진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임원진들이 기업 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최근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우선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지난 17일 신한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주당 4만 2000원에 매수했다. 이는 총 2억 1000만원에 달하는 규모인데, 정 행장의 신한금융 보유 주식수는 8551주에서 1만 3551주(우리사주 조합원 계정 포함시 1만 6940주)로 크게 늘었다. 

정 행장 외에도 김지온 신한금융 파트장이 같은 날 500주를 추가 매수했고, 다음날 천상영 신한금융 부문장이 500주를, 고석헌 부문장이 1500주를, 이인균 부문장이 2000주를 각각 장내 매수했다.

지난달 19일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자사주 5000주를 주당 7만 7000원에 매입했다. 총 3억 8500만원에 달하는 규모로, 보유 주식량은 5914주로 불어났다. 

양 회장에 앞서 6인의 KB금융 임원진도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김재관 부사장, 권봉중 전무가 각각 1000주를, 최철수 부사장과 박효익 전무가 각 500주를, 서기원 상무가 400주를, 나상록 상무가 100주를 각각 매입했다.

지방금융권에서도 자사주 매입 열풍이 불고 있다. 행동주의펀드와 치열한 표대결을 벌였던 JB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 12일 자사주 2만주를 주당 1만 2577원에 매입했다. 약 2억 5000만원에 달하는 투자액으로 김 회장의 보유 주식수는 14만 500주로 늘어났다. 

김 회장과 더불어 7명의 JB금융 경영진도 정기주총을 전후로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지난달 김성철 전무가 3408주, 이승국 전무가 2000주, 최진석 상무가 2300주를 각각 매수했고, 주총 개시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박종춘 전무가 5000주를, 이광호 상무가 3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어 이달 초에는 송종근 부사장과 송현 전무가 각자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도 지난 2월 16일 약 7500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1만주를 세 차례에 걸쳐 장내매수했다. 빈 회장과 함께 임원진도 16일 전부터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권재중 부사장이 7000주를 장내매수했고, 강종훈·이한창·박성욱 전무, 문경호·안수일·윤석준·최명희 상무 등 7인이 각 5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동시에 정책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주는 이 프로그램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면서 상승곡선을 그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KRX은행지수는 지난 19일까지 8.62%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중동 리스크 우려와 총선에서의 여당 참패 등으로 이달 초부터 하락 전환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금융권의 '주주환원 확대'를 이유로 들어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주가치 제고' 및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는 행보로도 꼽힌다. 대표적으로 BNK금융은 빈 회장 및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자사주 매입은 BNK금융지주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는 판단과 함께 그룹의 경영진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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