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반수 당선’ 경선 방식…강경 여론 타고 ‘기계적 중립’ 거부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민주당 차기 지도부가 '이재명 일극체제'로 가속화될 전망인 가운데 차기 국회의장 당내 경선도 '친명(친이재명) 대세론'을 예고했다. 

이번 총선 결과 표심에서 나타난 대로 22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국회의장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회의장 후보들은 일제히 '명심은 나에게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원내 1당 자리를 사수한 민주당은 차기 국회의장 배출 권한을 갖게 됐다. 

민주당은 22일 국회의장 후보경선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최고 득표자 당선 방식에서 과반수 당선 방식으로 강화하고 결선투표 도입을 함께 결정했다.

경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것도 친명계 의장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선투표제는 친명계 후보가 여러 명 나오더라도 표가 갈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23일 현재까지 국회의장 도전을 공식 선언한 후보는 6선의 조정식 전 민주당 사무총장·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5선의 정성호 의원이다. 5선 중에는 김태년·우원식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고, 박지원·안규백·윤호중·정동영 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그동안 국회의장은 여야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립을 지켜왔던 관례가 있었다. 하지만 22대 국회에선 이런 '기계적 중립'이 깨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차기 국회의장 후보군이 조정식·추미애·정성호 의원 등으로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정성호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청원심사소위원회에서 위원장인 정성호 의원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민들이 21대와 전혀 다른 모습의 의회정치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22대 국회의장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고민이 반영됐다는 것이 당내 목소리다.

차기 국회의장 경선이 '선명성 경쟁으로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5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 갑)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당 내부에선 안정감과 개혁성을 갖춘 소신 있는 국회의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당 안팎에선 현 정권에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선 차기 국회의장도 당대표와 보폭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말이 나온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차기 국회의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기 국회의장 경선에 나갈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수 야당으로서 정부 여당을 견제할 책임이 있는 만큼 균형점을 찾고 행정부에 대해 국회 위상과 권위를 확립할 수 있는 역할을 잘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는 의원들이 많다"며 국회의장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국회의장이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 “차기 국회의장은 민주당 출신으로서 민주당의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에 대해 보이지 않게 (바닥을) 깔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한) 바닥을 만들어줘야 할 책임도 있겠지만, 더 큰 것은 국회의 역할과 위상을 보완해야 한다. 국회 수장인 국회의장이 행정부에 대해 단호하게 입장을 밝힐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이 대표 연임 문제에 대해선 "당내를 통합하고, 민주당을 다수로 만들어준 민심을 반영해 정부 여당과 대화하고 성과를 내려면 좀 확실한,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다. 이 대표 외에 대안이 지금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다. '이재명 연임론'이 힘을 받는 상황에서 정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를 경우 이른바 '이재명 리더십'은 한껏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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