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리그1 울산HD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분패했다.

울산HD는 24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2023-2024시즌 ACL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졌다. 홈 1차전에서 1-0 이겼던 울산은 합산 스코어 3-3이 돼 연장까지 치렀지만 승부를 내지 못했다. 전반 42분 요코하마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후반전과 연장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결국 두 팀은 승부차기로 결승행 운명을 결정지어야 했다. 울산의 5번째 키커 김민우의 슛이 요코하마 골키퍼에게 걸리며 울산이 4-5로 패배, 결승행 티켓을 요코하마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 울산이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한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진행된 경기여서 쉽지 않았다. 볼 컨트롤이 잘 안돼 패스도 제대로 되지 않아 울산이 경기 초반 고전했다. 전반 시작 후 30분 만에 요코하마에 3골이나 내줬다.

전반 13분 황석호와 김영권이 서로 볼을 미루는 사이 우에카나 아사히에게 찬스를 내줘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전반 21분에는 안데르송 로페즈의 터닝 슈팅에 당해 또 골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합산 스코어 1-2로 역전을 당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전반 30분에도 패스 미스가 빌미가 돼 미스로 우에나카 아사히에게 또 골을 얻어맞았다. 0-3으로 뒤지면서 합산 스코어는 1-3으로 벌어졌다.

홍명보 감독이 꺼내든 수습책은 이른 선수 교체였다. 전반 34분 이규성을 빼고 보야니치를 투입했다. 

변화를 꾀한 홍 감독의 선수 교체 처방은 적중했다. 불과 1분 후인 전반 35분 울산의 추격골이 터져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경이 올린 볼을 마테우스가 머리로 돌려놓은 볼이 요코하마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전반 40분에는 울산에 결정적 호재가 생겼다. 엄원상이 빠르게 돌파해 들어가던 과정에서 요코하마의 가마지마 다쿠미가 태클로 저지하려다 손으로 공을 쳐냈다. 페널티킥이 선언되면서 가마지마는 퇴장을 당했다. 키커로 나선 보야니치가 골을 성공시켰다.

합산 스코어 3-3 타이가 된 데다 울산은 수적 우위를 점했다. 이후부터는 완전히 울산의 페이스로 흐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울산의 맹공이 이어졌고, 전반 추가시간 아동경의 중거리슛이 골대를 때리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울산은 얼마든지 후반을 기약할 수 있었다.

기대했던 대로 울산은 후반 시작하자 얼마 안돼 보야니치가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VAR(비디오 판독) 결과 루빅손이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골키퍼 시야를 가린 것으로 판정돼 골은 취소됐다.

요코하마는 라인을 끌어내려 수비에 치중하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다. 울산은 계속된 공세에도 추가골이 나오지 않자 후반 25분 마틴 아담과 이청용을 투입했다. 그래도 골 소식이 없자 후반 37분에는 김민우와 고승범도 투입했다.

계속 폭우가 내리고 질척해진 그라운드에서 울산은 쉼 없이 요코하마 골문을 노렸으나 결실을 보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다. 후반 43분 루빅손의 크로스를 김민우가 슈팅했지만 골포스트에 맞는 또 한 번의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울산이 골을 넣지 못해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도 당연히 주도권은 울산이 잡았지만 요코하마의 밀집 수비를 뚫을 확실한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연장 후반 4분에는 요코하마의 역습에 미야자키 료에게 결정적 기회를 내주기도 했으나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하며 슛을 쳐냈다.

연장 후반 8분 켈빈의 중거리 슛이 또 한 번 골대를 맞는 불운이 이어졌다. 2분 뒤에는 김민우가 골을 넣었지만 이번에도 오프사이드였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울산이 연장전까지 추가골을 넣지 못함으로써 승부차기에 운명을 맡겨야 했다. 

   
▲ 울산을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결승 진출에 성공한 요코하마 선수들이 감독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FC 공식 SNS


울산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 울산과 요코하마의 1~4번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켰다. 울산의 5번째 키커로 나선 김민우가 오른쪽을 보고 찬 땅볼 슛이 다소 약했고, 방향을 읽고 몸을 던진 골키퍼에게 걸렸다. 요코하마는 5번 키커까지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혈전 끝에 울산은 결승 진출에 실패, 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 기회를 놓쳤다.

동아시아 대표로 결승에 오른 요코하마는 서아시아 지역에서 결승까지 올라온 알아인(UAE)과 만나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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