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자신에게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고 배임 혐의로 고발한 하이브의 부당 대우에 대해 폭로했다. 

민희진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클럽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탈취 의혹부터 뉴진스 제작 과정, 쏘스뮤직과 얽힌 관계,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 하이브 경영진의 뉴진스 홀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에 착수하자, 하이브의 또다른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을 갈등 원인으로 지목했다. 민 대표는 기자 회견을 통해 아일릿 표절 문제 이전인 어도어 설립과 뉴진스 제작 당시부터 갈등이 있었다고 추가 입장을 밝혔다. 

   
▲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어도어 제공


#. 뉴진스 제작 전말…"하이브가 부당 행동"

민희진 대표는 자신이 SM엔터테인먼트에서 하이브로 이적해 걸그룹을 제작하면서 부당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는 진짜 반성해야 한다"고 운을 떼며 당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음악을,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이 매니지먼트를, 자신이 크리에이티브를 맡아 걸그룹 준비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방시혁 님이 걸그룹 자신 없다고 계속 말해왔다. 그래서 저를 전폭적으로 의지했다"면서 "(방시혁이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에는 BTS 때문에 여자 팬들이 많고 질투나 이런 문제 때문에 힘들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걸그룹을 빨리 만들려면 여기(쏘스뮤직)에 연습생이 있다고 했다. 저는 처음에 싫다고 했지만, 방시혁 님이 계속 제안을 했다. 저도 처음 이직을 했던 상황이라 협조적으로 하고 싶었고, 최대한 맞춰야지 생각했다. 그런 마음으로 삼자로 걸그룹 제작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민 대표는 기존 쏘스뮤직 연습생이었던 민지를 멤버로 발탁했고, 본인이 오디션을 브랜딩해 '민희진 걸그룹',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 등 타이틀로 다니엘, 혜린을 캐스팅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혜인이 합류했다. 

민 대표는 뉴진스를 준비하던 중 하이브가 쏘스뮤직 소속 르세라핌을 먼저 데뷔시키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은 쏘스뮤직의 차기 걸그룹으로 나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채원, 사쿠라를 필두로 한 그룹을 첫 번째로 내겠다고 통보했다. 그래서 내가 '너네 양아치냐. 왜 약속을 깨냐. 너네 같은 양아치랑 일 못하겠다. 회사 나가면서 기자회견 하겠다'며 쌍욕을 했다"고 전했다. 

민희진 대표는 "그 당시 혜인이는 다른 회사에서도 캐스팅 제안이 왔다. 혜인이 어머님은 '쏘스뮤직이었으면 안 들어왔다'고도 하셨다. 하이브에 연습생 부모님들한테 뭐라고 얘기할 거냐 했더니 '그건 희진 님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 하더라"며 울먹였다. 

   
▲ 그룹 뉴진스. /사진=어도어 제공


#. 뉴진스 멤버와 부모님의 지지…"전화로 20분간 울었다"

민 대표는 이날 방시혁 의장, 박지원 대표 등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공개하고, 하이브가 뉴진스를 홀대했다고 주장했다. 

먼저, 민 대표는 하이브가 르세라핌을 위해 뉴진스 홍보를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지원 님이 르세라핌 나오기 전까지 뉴진스를 홍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며 "'민희진 걸그룹'인 것처럼 착각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게 말이 되느냐"며 격분했다. 

이어 "저는 이미 멤버들을 받았기 때문에 '너희가 방해해도 내 힘으로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뉴진스) 홍보를 못하게 보이콧을 3개월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하이브가 뉴진스보다 르세라핌을 먼저 데뷔시키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사용하면서도 양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데뷔엔) 때가 있다. 적기가 있다. 그런데 하이브는 쉽게 생각했다. 그때 하이브는 (뉴진스 멤버들의) 부모님에게 양해도 사과도 없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내가 애들(뉴진스 멤버)을 버리고 퇴사하면 내가 나쁜 년이 된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뽑고 브랜딩 했는데 애들을 못 만나게 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도어로 애들을 빨리 데려와서 빨리 데뷔시키고 싶었다"면서 뉴진스를 위해 하이브와 지분 싸움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제가 '유퀴즈' 나와서 '출산한 기분이에요'라고 한 건 그래서 그랬다. 제 배를 빵 찬 느낌이 있었다. 산고를 느꼈다. (뉴진스) 애들은 제가 이런 줄 모른다. 제가 애들한테 생색내는 것도 이상하다. 어른인데. (뉴진스 멤버들의) 어머님들한테도 말했다. 어머님들은 하이브에 불만이 많으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민 대표는 뉴진스 멤버, 가족들 역시 자신에게 공감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뉴진스가 밤에 전화 와서 20분 동안 울었다. 대표님 불쌍하다고. 뉴진스 멤버 어머님도 오늘 기자회견 한다니까 여론이 다 뒤집혔다며 회견에서 다 얘기하라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방시혁 의장과 나눈 메시지 대화를 공개하며 "뉴진스가 'OMG'로 뜬 뒤에 나눈 대화다. 그 전까진 한 번도 축하한다는 말이 없었다"면서 "하이브를 다니면서 하루도 마음이 편한 적 없었다. 매일 싸움이었다. 비상식적인 걸 요구했다"며 "너희가 인간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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