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사진=신한투자증권 제공
인공지능(AI)의 등장이 빅테크로의 유례없는 쏠림을 촉발한 가운데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까지 부상하면서 지난 1년간의 강세장에서 인플레 관련 자산들은 소외되어 왔다. 

연초까지는 수요가 강해도 공급 요인이 경제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우호적으로 작용하면서 디스인플레 기조를 형성했으나, 최근 원자재와 중간재 쪽의 공급 여건이 그닥 우호적이지 않다. 

주요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플러스)의 감산과 이스라엘-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반등 중이고, 작년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공급망 스트레스 지수는 기준선에 근접해 공급 상황이 완화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경기 침체 우려가 사라진 가운데, 디스인플레 내러티브가 약화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지연되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존에 주도주로 집중됐었던 수급이 원자재와 인플레 관련주로 이동할 수 있다.

유가·구리 가격과 원자재 기업들의 주가는 이미 새로운 상승 추세의 형성을 알리고 있다. 구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고, 에너지, 광산 업종 주가도 공히 신고가를 기록해 원자재 업종에서 새로운 추세가 형성됐음을 알린다. 

미국 구리 광산주와 에너지주에 주목한다. 하방 리스크가 커 보이지 않고 포트폴리오에 더했을 때 실익이 커보인다. 

구리의 경우 인플레 반등 정황뿐만 아니라, 중국 경기 바닥 통과 가능성, AI와 미국 전력망 확충으로 인한 신규 수요 기대감이 가격을 지지한다. 구리 가격은 금리와 동행하기에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도 방어해 줄 수 있다. 

미국이 원유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PEC+의 감산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 상승은 미국 에너지주가P(가격)와 Q(수요) 모두 괜찮은 상황을 연출한다. 

5월말부터 본격화될 드라이빙 시즌으로 인한 계절성도 이용할 수 있다.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며 구리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 인당 구리 수요는 지난 26년 동안 60% 증가한 반면, 향후 13년간 70%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구리 광산 개발은 15년이 걸리고, 2012년부터 신규 광산에 대한 투자금이 감소 중이다. 구리 수급 불균형은 2035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통합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서던코퍼(SCCO)는 페루와 멕시코에 구리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개별 기업 중 구리 매장량 1위로 구리 가격 상승에 대한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전통에너지 탐사 및 채굴사업에 주력하는 업스트림 기업이다. 최근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유 공급 감소 장기화 우려가 커져 옥시덴탈 주가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다. 

옥시덴탈 유정의 높은 채산성으로 견조한 실적 개선세도 예상돼 주가의 지지 요인으로 작용한다. 타가 리소시스는 액상천연가스(NGL) 전방시장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M&A를 진행하고 있다. 타가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과 유가스 가격에 대한 낮은 민감도는 주가 상승 재료다. /김성환(신한투자증권 리서치본부 투자전략부 수석연구원)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