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판매 1.5% 감소…아산공장 셧다운 등 영향
기아, 글로벌 판매 1.0% 감소…전기차 판매 약화·하이브리드 차종 공급 부족
[미디어펜=김연지 기자]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고금리 지속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나란히 올해 1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각각 지난 25일, 26일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조8714억 원, 6조9831억 원으로 집계됐다.

◆ 현대차, 1분기 매출액 40조6585억 원·영업이익 3조5574억 원

현대자동차는 전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40조6585억 원, 영업이익이 3조5574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37조7700억 원) 대비 7.6% 늘었고, 영업이익은 2.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3조3760억 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선진 시장 중심 지역 믹스 개선 등에 힘입어 매출액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1분기 판매는 신차 출시 준비를 위한 아산공장 생산 라인의 일시적인 셧다운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북미, 인도 등 주요 지역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은 판매대수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00만6767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신차 양산 대응을 위한 아산공장 셧다운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15만9967대가 판매됐으나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신형 모델 투입 및 주요 라인업 상품성 개선과 함께 북미, 유럽, 인도 등 주요 시장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어난 84만6800대가 판매됐다.

1분기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상용 포함)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EV) 수요 둔화 영향에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5만3519대가 판매됐다. 이중 EV는 4만5649대, 하이브리드는 9만7734대로 집계됐다.

◆ 기아, 매출액 26조2129억 원·영업이익 3조4257억 원

기아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이 26조2129억 원, 영업이익이 3조425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0.6%, 영업이익은 19.2% 각각 상승했다. 당기 순이익은 2조8091억 원으로 32.5% 증가했다.

1분기 매출액은 판매 대수 소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차와 RV 차량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이어져 전년 대비 10.6% 증가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판매 감소와 인센티브 등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수익 RV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및 가격 상승 효과,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 원화 약세에 따른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9.2% 증가,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아는 1분기 국내에서 전년 대비 2.9% 감소한 13만7871대, 해외에서 전년 대비 0.6% 감소한 62만2644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0% 감소한 76만515대를 판매했다.

   
▲ 기아 로고./사진=기아 제공

국내 판매는 지난해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기저 영향으로 산업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 RV 차종의 판매는 증가했지만, 전기차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판매가 소폭 감소했다.

해외 판매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판매를 확대한 반면 인도, 아중동 등 일부 신흥시장 판매가 모델 노후화와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전기차 성장세 둔화와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 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8.1% 증가한 15만7000대를 기록했다. 


◆ 전기차 브랜드 강화·하이브리드 판매 확대

현대차와 기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실물경기 부진,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 심리 위축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에 따른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와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 등을 통한 친환경차 판매 제고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극대화 △SUV,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방침이다.

   
▲ 기아 EV3 콘셉트 외장./사진=기아 제공

기아는 특히 업체간 경쟁 심화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완성차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 운영을 통해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최적의 인센티브 운영 전략을 펼치는 등 수익성과 고객가치 중심의 사업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등 하이브리드를 활용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하고, 하반기 EV3 신차, EV6 상품성 개선 모델의 성공적 런칭을 통해 판매 모멘텀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수요 기반 생산 운영 방식을 통한 효율적인 인센티브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K4 등 신차 및 고수익 모델을 활용해 수익성을 지속 제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EV3의 성공적인 런칭을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추가하고, 전기차 중심의 판매 확대에 주력해 판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EV 시장에서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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