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LH와 비슷한 위치·시기 분양 단지 간 수익률 격차 최대 24%p"
LH "단순 비교 무리 있어…분양 수익, 임대주택 등 교차보전 활용"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수익률 차이’를 근거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분양원가 공개 시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SH가 주장하는 수익률 차이 또한 기준이 다르다는 게 LH 측 입장이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옥 전경./사진=LH


5일 업계에 따르면 SH는 지난 2일 보도자료를 통해 LH와 비슷한 위치 혹은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공공주택단지 간 수익률 차이가 많게는 24%포인트가량 차이 났다며 실제 분양원가를 공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H는 비슷한 위치에 분양한 단지로 세곡지구 2-3‧4단지(SH)-수서역세권 A3블록(LH)과 내곡지구(SH)-고등지구(LH)를,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단지로 고덕강일 8단지(SH)-과천지식정보타운 S3‧S7(LH) 등을 비교했다.

그 결과 분양 수익률 격차는 세곡지구 2-3단지(20.7%)와 수서역세권 A3블록(34.8%)이 14%포인트, 내곡지구 7단지(2%)와 성남고등 S3블록(26%)이 24%포인트가량 차이 났다. 고덕강일 8단지(34%)와 과천지식정보타운 S3(505)는 1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SH는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수분양자가 사업자별, 아파트별 분양 수익률이나 분양가격 적정성 등을 합리적으로 비교 및 판단할 수 있으나 현재 수분양자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경로는 없다”며 “보다 투명한 분양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주택사업자가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LH는 SH의 분양원가 수익률 비교에 계산 오류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LH는 “SH가 주장하는 공공주택단지 간 수익률 차이는 분양 시점상 차이나 부동산 입지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SH가 비슷한 위치에 분양한 단지로 내세운 세곡지구 2-3‧4단지와 수서역세권 A3블록의 경우 SH는 2013년, LH는 2019년 12월에 분양한 단지로 분양 시기 차이가 크다. 부동산 시장 상황 또한 2013년이 침체기였던 반면 2019년은 활황이었다.

또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단지로 내건 고덕강일 8단지와 과천지식정보타운 S3‧S7의 경우 생활권이 다른 입지상의 차이를 반영하지 못한 분석이라고 LH 측은 설명했다.

LH는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도 “분양원가는 분양가격 공시제도에 따라 입주자모집공고 시 ‘분양가격(원가항목별 금액)’을 공시 중”이라며 “불필요한 사회적 논란 등을 초래할 수 있어 분양원가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LH는 총 분양가격을 원가항목 62개(택지비 4개, 공사비 51개, 간접비용 6개, 그 밖의 비용 1개)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LH는 SH 등 지방공기업과 달리 전국 단위 사업을 시행하는 중앙공기업이다. 정부의 공공주택사업을 도맡아 임대주택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분양을 통해 얻은 수익은 임대주택 건설‧운영, 주거복지, 지역균형개발 등 비수익 사업을 위한 교차보전에 활용하고 있다.

LH는 “공공주택사업자의 수익은 기업을 위한 이익이 아닌 정부의 전국 단위 주택공급 정책 이행을 위해 순환 활용되는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H는 지난 2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적한 신축 매입약정 주택 매입가격에 대해서도 “신축 매입약정사업은 사전 설계 검토, 시공 단계별 품질 점검 등 주택 품질 향상을 통해 수요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전세난 해소 및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에 따라 매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매입가격 산정 시 감정평가 관련 법규에 따라 원가법에 의한 산출된 금액으로 평가금액 적정성을 검토하도록 해 매입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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