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서 친환경 항공유 사용 요구 확산
국내 정유업계, 생산 위한 설비 투자에 적극 나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생산 가능할 전망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정유업계가 친환경 항공유 시장 확대에 대응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항공유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정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제품 개발은 물론 설비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친환경 항공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제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 1분기 1억2690만 배럴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수치다. 특히 1분기 기준으로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항공유는 1분기 2만959배럴을 수출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지만 전체 수출물량 중 16.5%의 비중을 차지했다. 경우, 휘발유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특히 국내 정유업체들의 수출량이 전 세계 시장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수출 효자 품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항공유 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거세게 나타나면서 항공유 역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친환경 항공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친환경 항공유는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아닌 동물성·식물성 기름이나 생활폐기물, 산업 부생가스 등 친환경 연료로 제조한다. 지속가능 항공유(SAF)라고도 불리며,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항공유 사용도 의무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당장 내년부터 친환경 항공유를 의무화한다. 내년부터 최소 2%를 친환경 항공유로 사용해야 하는데 2035년에는 20%, 2050년까지는 70%까지 친환경 항공유 사용 비중이 높아진다.

미국은 2050년까지 친환경 항공유를 100% 사용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일본에서도 2030년까지 친환경 항공유 사용 비중을 10%로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항공유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국내 정유업체들도 친환경 항공유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대응에 나섰다. 친환경 항공유 개발은 물론 이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까지 진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6년 친환경 항공유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울산콤플렉스 내에 관련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친환경 항공유의 원료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 등의 업체에 지분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수소화 식물성오일(HVO) 설비로 전환해 친환경 항공유 생산에 나선다. 생산 목표 시점은 2026년이다. 

또 GS칼텍스는 친환경 항공유 생산을 위한 글로벌 원료 공급망 확보를 위한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친환경 항공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정제시설은 내년 2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S-OIL도 친환경 항공유 생산을 전용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유업체들의 친환경 항공유 개발 및 투자가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확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체은 친환경 항공유 생산을 위한 기술력은 이미 확보한 상태지만 아직 생산을 위한 설비는 구축 중”이라며 “본격적인 생산 시점은 2026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경우 설비 투자는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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