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부인이 나이가 적을 수록 은퇴후 필요한 자금이 부부가 동갑 혹은 부인이 연상인 부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간한 ‘은퇴리포트 21호-나이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의 은퇴설계’에 따르면 부부가 동갑일 때 필요한 연간 은퇴자금은 부부 생활비의 20배로 나타났다. 아내가 띠동갑 연하일 때는 이 수치가 24배까지 증가했다. 반대로 띠동갑 연상일 때는 17배로 감소해 나이 차에 따라 7년치 부부 생활비만큼 필요한 은퇴자금 차이가 발생했다.
연구소는 “만약 부부 기대여명보다 ‘더 오래 살’것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은퇴자금을 산정하려면 추가로 5~6년 치 생활비를 더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부부 중 절반 정도는 부부 기대여명보다 더 오래 살아 60세 동갑 부부 중 90%가 모두 인생을 마무리 하는 시점인 38년을 기준으로 하면 은퇴자금으로 부부 생활비의 26배를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은퇴설계는 부부 두 사람의 삶이 모두 마무리되는 시점을 고려하며 부부 중 최종 생존자가 사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해야 제대로 된 설계가 가능하다. 따라서 연구소는 이번 리포트에서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 부부의 인생이 모두 마무리되기까지의 평균시간을 의미하는 '부부 기대여명' 개념을 도입했다.
실제 우리나라 혼인통계에서 아내가 동갑 또는 연상인 초혼 부부 비중이 1990년 18%에서 2014년 32%로 증가했으며 아내가 남편보다 6세 이상 어린 부부도 초혼 가운데 15%, 재혼은 29%나 차지하고 있어 과거와 패턴이 많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2013년 통계청 완전생명표 데이터를 활용해 나이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부 기대여명과 필요 은퇴자금을 분석한 결과 60세 동갑일 때 부부 기대여명은 30년으로 나타났다. 남편의 기대여명(22년)보다 8년, 아내의 기대여명(27년)보다 3년이나 더 긴 것이다.
또한 부부 기대여명은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 부부 중 하나 이상이 활동장애를 겪는 10년, 사별 후 홀로 지낼 10년, 즉 '트리플 10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아내가 연하인 경우 부부 기대여명은 띠동갑 연하일 때 38년까지 늘어나지만, 부부 모두 건강한 10년과 활동장애를 겪는 10년은 변하지 않고, 주로 홀로 살 시간이 18년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아내가 연상이면 부부 기대여명이 단축되고 부부 건강시간도 띠동갑 연상일 때 5년까지 짧아졌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은퇴 이후를 부부가 함께 건강한 시간, 부부 간병기간, 홀로 사는 기간의 3단계로 구분하여 생활설계를 해야 한다"며 "은퇴 구간에 따라 보유자산을 연금화 하는 전략이나 나이차가 많은 부부의 경우 종신보험을 활용해 배우자의 긴 여생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등의 구체적인 대비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