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가 17일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와 관련한 윗선 외압 의혹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소환 가능성을 묻는 야당의 질문에 "일반론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필요하면 대통령도 소환하고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묻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성역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후보자는 박 의원이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형사소추 대상은 아니지만 중요한 부정과 불법행위가 벌어지면 수사 대상인 건 맞는가'라고 묻자 "수사 대상이 맞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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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가 5월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공수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 물을 마시고 있다. 2024.05.17/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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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과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지난달 25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군사법원법 위반 혐의로 윤 대통령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오 후보자는 이른바 '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권칠승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는 "일반론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국회의 입법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답했다.
오 후보자가 사실상 채상병 사건 특검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해 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상황에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공수처 수사가 미흡하고 제대로 수사할 능력,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유상범 의원은 "민주당에서 공수처법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면서 공수처에게 수사권만 부여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공수처에 수사권을 부여하고 기소권이 없으니 특검을 해야 된다는 논리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오 후보자의 가족 특혜 의혹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을 이어갔다. 오 후보자를 상대로는 장녀에 대한 부동산 편법 증여 의혹과 부인을 자신이 근무했던 로펌의 운전기사로 채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8월에 20살 된 딸에게 배우자 명의로 돼 있던 건물과 땅을 매도할 때 아버지(오 후보자)가 딸한테 돈을 빌려주고 딸은 그 돈을 가지고 엄마 땅을 샀다"며 "왜 이렇게 이상한 거래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오 후보자 본인은 세법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자녀에게 재산을 넘기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찬스들을 동원했다고 보여지고 편법과 조세 회피로도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의원들의 지적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들, 특히 (의원들이) 아빠 찬스라고 말한 부분에 관해 국민 눈높이라는 관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여러 차례 사과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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