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안된 아이폰5가 출시되었다?

아이폰5가 출시되지 않으면서, 언론이 얼마나 틀릴 수 있는 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공감한 하루였다. 대부분 신문들은 "애플이 아이폰5를 공개했다"고 기정 사실화했다. 문화일보의 AM7도 아이폰5의 그림을 그려놓고 "베일벗은 아이폰5 미 기자들에게만 공개"라는 제목과 함께, 아이폰 5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5일자 오프라인 지면 3면 칼라면에서다. 출시도 안된 아이폰5에 대해서 애플이 대대적인 행사를 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날 애플이 공개한 것은 아이폰4S였다.


아이폰5 공개에 대한 기사가 삭제됐다.
▲아이폰5 공개에 대한 기사가 삭제됐다.



오보를 넘어서 사실확인을 거치지 않은 '허위'에 가깝다. 언론이 빠르게만 생각하다가 '바르게'의 정확성을 놓친 것이다. 이 기사에는 "서울근교 한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은 사실상 아이폰5 유통준비에 돌입한 상태라며, KT와 SK텔레콤 모두 조만간 예판을 하면 아이폰5 판매는 당분간 과열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대리점 직원이 '거짓'을 말했거나, 가상의 대리점 직원이 등장한 것이다. 아이폰5가 출시되지 않았는데, 출시됐다고 보도한 것으로 짐작할 때, 가상의 대리점 직원으로 분석된다.

애플의 발표회는 4일 오전 10시(현지)에 있었다. 한국 시간으로 5일 새벽 2시다. 새벽2시까지 원고 마감을 기다릴 수가 없었기 때문에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미 예정된 '아이폰5' 공개라고 여겼다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이다.


대부분 언론들은 5일 아이폰5 공개를 예고했다.
▲대부분 언론들은 5일 아이폰5 공개를 예고했다.



문제는 대부분 언론들이 한국시간으로 4일에 '아이폰5 공개'를 기정 사실로 기사화했다는 것이다. 공개가 되기전에 '공개했다'고 기사를 쓴 것이다. 이러한 속도 경쟁력이 오보를 양산한 주요 원인인 셈이다.


매일경제는 온라인에 4일 오후 5시에 기사를 송고했다. 아이폰이 공개되기 전 시간대다. 이후 매일경제는 5일자 오프라인판 18면에서“애플이 신형 아이폰을 4일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오전 10시 신형 5세대 아이폰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프론티어타임스는 5일 11시에 기사를 송고했는데도, "아이폰5’ 1억 7000만대 팔린다"고 보도했다. 아이폰5가 없었다는 사실이 이미 알려진 이후임에도 불구하고, 사실확인을 전혀 하지 않고서 기존에 알려진 기사를 그대로 옮겨적은 것이다. 거짓이 거짓을 확대 복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