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롯데그룹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긴장상태에 돌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대 그룹 총수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오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 때 일반 증인으로 채택됐다. 롯데는 이미 지난 10일 증인 채택 직후 "성실하게 준비해 국회 출석에 임하겠다"며 신 회장의 출석을 예고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오랜 숙고와 고심 끝에 직접 출석하기로 결정했다"며 "무엇보다 국회를 존중할 뿐 아니라 국민에게 다시 사과하고, 해명할 부분을 직접 설명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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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 때 일반 증인으로 채택됐다. /사진=미디어펜 DB |
지금까지 여러 차례 주요 그룹의 오너들이 국감 증인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그때마다 해외출장, 신병 등을 이유로 출석을 피해왔다.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10월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함께 골목상권 보호 등 '경제민주화' 이슈와 관련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해외출장을 이유로 불참, 1000만원의 벌금을 냈다.
오너들 입장에서는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절대로 피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국감 출석인만큼 재계 서열 5위 롯데의 총수 신 회장의 자진 출석은 '매우 이례적 사건'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 회장은 국감 증인 출석을 다시 회피할 경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과정에서 나빠진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정공법'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은 국감장에서 그간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은데 대해 다시 한번 국회와 국민 앞에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일 롯데의 '원톱' 총수로서 지배구조 개선와 순환출자 해소, 글로벌 기준에 맞는 기업 문화 구축 및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 사회 공헌 사업 확대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경영권 다툼 와중에서 불거진 '일본 기업' 논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해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국감 출석을 앞두고 롯데 정책본부는 이미 지난 휴일에도 모두 출근해 각종 예상 질문·응답(Q&A)을 작성하면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10대 그룹 오너 중 첫 국감 출석인 만큼 그룹뿐 아니라 재계로서도 굉장히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신 회장은 국감 당일 오전에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국제행사, '아시안 비즈니스 카운실(ABC) 포럼' 연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롯데그룹은 일정 조정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ABC 포럼은 아시아 기업 총수,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해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모임으로, 올해의 경우 우리나라가 개최국이다. 신 회장은 국감과 겹친 17일 포럼 개막식 당일 개막연설과 첫 번째 세션 토론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당일 롯데 정책본부 대관팀 등 회장 관련 인력들이 총동원돼 국감과 ABC 일정을 모두 차질 없이 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