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변인 역할 자임

시골에서 종종 목격했던 ‘머리끄댕이 싸움’이 서울 한복판에서 연일 벌어지고 있다.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장 선거전이 바로 그것이다.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가 직접 머리끄댕이를 잡고 늘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의 머리에 해당하는 ‘이미지 공격’으로 물고 늘어지는 선거전이 되고 있다. 비방전 그 자체다.

상대의 정책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비판하는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한 기사는 부동층의 물결을 끌어오는 데 흡인력이 약하다는 선거 캠프의 전략과도 상관이 있을 것이다. 언론사의 기사는 2가지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보수를 보호하는 나경원 측 언론, 또 하나는 진보를 지향하는 박원순 측 언론. 단지 보수성향 조선일보는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도 과감히 비판적 기사를 싣고 있었다.



◆매서운 시사IN, 나경원의 억대 피부클리닉 보도

20일 시사IN이 나경원의 미모에 칼을 댔다. 자연 미인으로 알려진 나경원의 얼굴에 심각한 손상이 생겼다. 기사 제목은 ‘단독 나경원, 억대 피부 클리닉 출입 논란’이었다. 나경원 서울 시장 후보가 강남 지역에서 초호화급으로 분류되는 피부 클리닉에 상시 출입해온 사실이 확인됐다는 내용이다. 나경원 후보는 시사IN과 전화 통화에서 “다닌 것이 맞다. 고액 회비는 내지 않았다. 실비만 받아서 연회비 1억원과는 거리가 멀다. 액수는 프라이버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졌고, 나경원 후보측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에 이르렀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대변인 안형환은 “시사IN의 보도로 촉발된 피부과 치료와 관련해서 사실과 크게 다르기에 밝힙니다. 가족의 사정과 개인의 일을 침소봉대해 정치공세의 도구로 활용하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자질에 깊은 회의를 느낍니다. 연회비로 회원관리한다고 되어 있는데 나경원 후보는 이 병원을 이용하긴 했으나 연회원으로 가입한 적이 없습니다. 연회원에 가입을 하지 않았으므로 회비 납부는 없었으며, 치료를 받을 때 마다 병원비를 내는 식이었지만 보도된 것처럼 시민들의 정서에 반하는 엄청난 금액과는 거리가 멉니다.”라고만 해명했다.

시사IN의 보도는 사실보도로 확인되지만, 서울시장 후보 자격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이미지 공격의 하나로 분류된다. 선거판이 난장판이 된 지금에 시사IN도 그 난장판에 꼭두각시의 하나로 탈춤을 춘 격이다. 나경원 후보가 초호화 피부 클리닉에 다닌 것과 서울시장 후보의 자질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20일 프레시안, 나경원 前 보좌관의 블로그 보도

프레시안이 20일 나경원 前 보좌관인 김학영 씨 블로그를 보도했다. 김학영씨는 2004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나 의원실 공채를 통해 보좌관이 된 인물이고, 열린우리당 보좌관을 지냈고, 지난 7월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나경원 캠프에서 기획본부장을 맡아 나 후보의 당 지도부 입성을 지원한 인물이다. 현재는 박원순 후보 캠프를 돕고 있다.

이 기사도 심각한 오류가 있다. 흑색선전에 악용되는 기사에 불과하다. 김학영씨는 말 그대로 나경원을 배신한 인물이지 않는가 배신背信의 뜻이 무엇인가 등을 돌린 것이다. 나경원 후보에게 적籍을 뒀다가, 이제는 나경원 후보를 적敵으로 두고 있으니, 등을 돌린 것과 마찬가지다. 즉, 믿을 만한 인물은 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신뢰가 최우선인 언론이 이러한 인물의 글을 대서특필했다는 자체가 ‘황당’ 그 자체인 것이다. 진보측 탈춤 기사로 분류된다.

기사에서 김학영씨는 “제가 아는 한 이런 것은 나 의원님 이야기한대로 모르고 하신, 한나라당 대변인이라서 어쩔수 없이 하신 일이 맞다. 그런데 문제는 무엇을 몰랐느냐 대변인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으냐 하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김학영씨 말 그대로 논증을 하자면, 보좌관을 지냈던 김학영씨의 현재 주소가 ‘보좌관’으로서 옳은 지 검증해볼 일이다. 보좌관을 지냈던 시절, 그가 ‘머리’로 삼은 나 후보를 그렇게 매도하는 것은 자신이 보좌관의 자질이 없다는 말과 같다. 보좌관輔佐官은 말 그대로 보필하고 돕는 역할인 것이다. 보좌관 시절, 모셨던 의원을 그렇게 깔아뭉개는 것을 볼 때, 이미 그의 말은 근거없다는 것과 같다.

이 밖에도 나경원 후보의 장애인 봉사활동에 대해서, 3000만원 다이아몬드 축소 신고에 대해서 흑색선전용 기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나경원 선거캠프, 박원순 잡기에 혈안

박원순 선거 캠프에서 나경원 후보에 대해서 흑색 선전을 했던 이유가 있다. 초반 선거전에서는 이처럼(피부 클리닉, 다이아 몬드와 같은) 흑색 선전을 하지는 않았다. 나경원 후보 선거 캠프에서 계속되는 ‘박원순 네거티브’ 공격을 했기 때문에, 갑자기 박원순 후보측에서도 나경원 후보에 대한 비방전을 하고 있다.

강용석 의원은 박원순 허위학력공표혐의로 형사고소를 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를 한 바 있다.

보수성향의 뉴데일리는 “강용석 의원은 18일 오후 박원순 야권 서울시장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추가 고소했다. 강 의원은 고소장에서 박원순 후보가 런던대학 정경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박사나 석사와 같은 학위과정이 아닌 디플로마(Diploma)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박원순 후보의 학력과 관련해, 나경원 선거캠프는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최근 보도자료에서도 나 선거캠프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선거 포스타와 선거 공보에 자신의 학력을 있지도 않았던 서울대 문리과대학 이라고 잘못 쓴 데 대해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잘못이 없다면 문리과대학 다녔다고 주장하고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또 이같이 선거 인쇄물에 있어서 허위 학력 기재는 당락 여부를 다투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이 문제를 어떻게 설명하고 수습할 것인가도 밝혀야 할 것이다.”고 흑색 선전을 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후보도 허위학력의 비판을 받고 있다. 프레시안이 공격했다. 나 후보는 법학박사는 아니다. 그런데 머니투데이에 나온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프로필에서 ‘서울대 법학박사’로 기재되어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프레시안은 “나 후보측이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에게 본인이 낸 책에 서울대 법대 입학이라고 됐다고 공격했듯이, 나후보도 세심의 저서에서 ‘법학박사’의 허위학력을 기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