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0년 만에 재출범하며 업계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이 뜻밖의 암초에 부딪혔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정대출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규사업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은 추가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던 터라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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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만에 재출범하며 업계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이 뜻밖의 암초에 부딪혔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정대출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규사업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사진=김상문 기자 |
22일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이 벌써부터 뜻밖의 난관에 봉착한 모습이다. 사건의 발단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적정 대출이 드러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감독원은 손 전 회장 재임 기간인 지난 2020년부터 2024년 1월까지 우리은행에서 대출비리가 발생해 총 616억원이 빠져나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후 우리은행 강원지역 모 지점에서 추가 대출이 이뤄진 사실이 드러나는 등 문제가 되는 돈이 616억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룹 산하 계열사들도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이 구 우리종합금융(현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저축은행 등에 대한 대출 비리 이슈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다. 모회사 금융지주사에 문제가 발생해 징계까지 받을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회사의 신사업 진출은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이제 막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신규사업 진출은 물론 추가 M&A까지 시야에 넣고 있었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종합증권사’를 목표로 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금융위원회로부터 신규사업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 우투증권이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통해 확보한 라이선스는 펀드 판매와 관련한 제한적 투자중개업과 투자매매업 인가 등이다. 지난달에야 우리투자증권은 금융위로부터 증권 전체에 대한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았다.
회사 측은 집합투자업과 장내외 파생상품 등과 관련한 라이선스도 필요로 하고 있지만, 이번 건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지난달 출범식에서 “2~3년 내 2차 인수합병을 할 수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지만, 이번 건으로 이 역시 불투명해졌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우리금융에 대해 매우 강한 수위로 비판적인 언급을 하는 등 엄정한 대응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사태가 이제 막 시작된 터라 당분간은 (신사업 진출 등의) 확장은 어렵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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